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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軍이 7발 쏠 때 우크라軍은 1발 쏜다”…포탄 부족에 더 잔인해진 겨울

작성 2023.12.18 14:23 ㅣ 수정 2023.12.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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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 전선 바흐무트 인근에서 155mm 포탄을 옮기고 있는 우크라이나 군인의 모습 AFP 연합뉴스
국제사회의 관심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충돌에 쏠리면서 지원과 관심이 줄어든 우크라이나는 이전보다 더욱 혹독한 겨울을 맞이했다.

영국 BBC의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최전선의 군인들은 포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러시아군과 싸우고 있다.

동부 바흐무트 인근에서 러시아군의 공격 시도를 막고 있는 93여단의 한 소대장은 “러시아군이 우리의 방어선을 부수기 위해 매일 최소 두 차례씩 공격을 벌이고 있다”면서 “공격 대상이 확인되더라도 포탄 한발만으로 이를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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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탄 자료사진
93여단 소속의 또 다른 군인은 BBC에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한 때”라면서 “서방으로부터 군사 지원이 없다면 상황은 매우 나빠질 것”이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의 한 군인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군과 아군이 발포하는 비율이 1:1이거나 아군이 더 많았던 반면, 현재는 러시아군이 4∼5차례 공격을 가할 때 우리는 겨우 한 차례 대포를 발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일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이 포탄 5~7발을 쏠 때 우크라이나군은 한 발 밖에 발사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의회에서 발목 잡힌 우크라이나 지원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싸우는 군인들이 포탄 부족을 호소하게 된 배경에는 미국 의회가 있다.

현재 미국 의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안이 공화당의 반대로 제동에 걸려있다. 백악관이 지난 10월 우크라이나에 한화 80조원 규모의 군사지원이 포함된 안보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으나,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협조하지 않으면서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미국의 원조 기조가 흔들리면서 유럽도 원조를 미루거나 중단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측도 나온다. 이미 헝가리는 최근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약 71조 원 규모의 예산 지원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유럽연합이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약속한 포탄 100만 개 중 실제 전달된 것은 3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는 우크라이나측 주장도 있다.

“현재 상황 이어진다면 내년 여름 우크라 패배로 전쟁 끝날 것”

일각에서는 포탄이 부족한데다 지원도 제때 이뤄지지 않는 현재 상황이 계속된다면 조만간 우크라이나의 패배로 이번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미국 CNN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 동맹국 정부 당국자들은 이미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원조 지연이 우크라이나 국방력에 미칠 영향과 장기적 패배 가능성을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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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 기자회견 나선 바이든과 젤렌스키 AFP 연합뉴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원조가 끊길 경우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를 서방 정보기관들이 분석한 결과, 내년 여름 무렵 우크라이나가 패배할 가능성이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익명의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CNN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몇 달간 전선에서 심각한 차질이 이어지거나, 내년 여름 무렵 우크라이나가 패배하는 것도 가능”이라고 말했다.

서방 당국자들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해 외부의 원조가 끊긴다면,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과 맞서는데 필요한 핵심 무기들이 차례대로 부족해지면서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먼저 장사정 미사일이, 이어 지대공 미사일과 포탄, 휴대용 대전차·대공 무기 등이 부족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에게 남은 희망은 유럽연합 가입?

우크라이나가 국제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지면서 포탄 부족 등의 문제로 신음하는 동안,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럽연합에 희망을 거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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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위원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자료사진
유럽연합은 지난 14일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가입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으며, 이로써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6월 EU 가입후보국 지위를 부여받은 지 약 1년 6개월만에 ‘EU 울타리’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


가입 협상이 정식으로 개시되더라도 실제 회원국 합류까지는 여전히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우크라이나가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놓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만큼 이를 중대한 분기점으로 평가하는 모양새다.

이에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12일 미국 의회를 직접 방문해 러시아와 계속 싸울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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