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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을 도둑맞았다?...아르헨 황당 절도 사건 [여기는 남미]

작성 2024.02.03 08:22 ㅣ 수정 2024.02.03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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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사라졌던 수영장을 회수하고 있다. (사진=아르헨 경찰)
상상을 초월하는 절도사건이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1주일 만에 ‘장물’을 찾아냈지만 사건이 발생한 경위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주(州) 주도 라플라타에서 최근 발생한 사건이다. 경찰은 정원에 설치한 수영장이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았다.

남반구에 위치한 국가 아르헨티나에선 지금 여름이 한창이다. 1월은 예년보다 덜 더웠지만 폭염이 예고되자 피해자는 집에 수영장을 설치하기로 했다. 피해자는 “바닷가로 피서를 가는 것보다 경제적이고 해마다 여름이면 집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어 아예 집에다 수영장을 설치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유리섬유로 제작한 수영장을 구입했다. 규모는 길이 7m, 폭 3m로 상당히 큰 편이었지만 땅을 파고 매립하기만 하면 돼 시공은 간단했다. 피해자는 수영장이 배달된 당일 시공을 마쳤다. 피해자는 “마침 30도가 넘는 더운 날이라 설치를 완료한 날 바로 가족들과 물놀이를 하기로 하고 수영장에 물을 채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수수께끼 같은 사건은 수영장에 절반쯤 물이 찬 뒤에 발생했다. 정상적으로 물이 채워지고 있는 걸 본 피해자는 집으로 들어갔는데 수영장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피해자는 “잠시 후 다시 나와 보니 수영장이 없어졌더라”라면서 “나 자신조차 경찰에 신고를 하면서도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도 황당하다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당시 현장으로 달려갔다는 한 경찰은 “수영장이 증발했을 리도 없고, 그렇다면 절도가 분명한데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인근의 CCTV를 뒤지고 탐문수사까지 벌였지만 추적할 만한 단서를 찾아내지 못했다.

답답해진 경찰은 수사 개시 1주일 만에 급기야 드론을 띄웠다. 장물의 덩치가 워낙 커 실내 보관은 쉽지 않아 야외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예상은 적중했다. 경찰은 피해자의 자택으로부터 10블록 떨어진 곳에서 파란색 천으로 덮여 있는 무언가를 발견했다. 드론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사라진 수영장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었지만 물체의 크기는 수영장과 엇비슷했다.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문제의 물체가 있는 곳을 찾아간 경찰이 천을 걷어내자 수영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피해자의 집에서 사라진 바로 그 수영장이었다. 수영장이 보관돼 있던 곳은 다수의 전과를 가진 남자의 집이었다. 수영장에는 물을 채워 사용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수영장을 피해자에게 돌려준 경찰은 이미 도주해 행방이 묘연한 남자를 추적하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수영장을 되찾았고 용의자도 특정했지만 거대한 수영장을 순식간에 훔쳐간 경위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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