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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추락’ 칠레 전 대통령, 탑승자 전원 살리고 사망 [여기는 남미]

작성 2024.02.08 09:01 ㅣ 수정 2024.02.0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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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생전에 헬기를 조종하던 피녜라 전 대통령
불의의 헬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세바스티안 피녜라 전 칠레 대통령이 탑승자들을 살리기 위해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녜라 전 대통령의 2기 임기 때 대통령실 대변인을 지낸 카를라 루빌라는 “헬기가 추락하자 피녜라 전 대통령이 (탑승자들에게) 너희들 먼저 뛰어내리라고 했다”고 7일(이하 현지시간) 인터뷰에서 밝혔다. 피녜라 전 대통령은 “(내가 지금) 함께 뛰어내리면 헬기가 우리 위로 떨어진다. 그러니 먼저 뛰어내려라”라면서 마지막 순간까지 조종석을 지켰다고 한다.

현지 언론은 “총 8년간 집권하면서 어려운 결정을 내리곤 했던 피녜라 전 대통령이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도 정말 어려운 결정을 내려 자신을 제외한 탑승자 전원을 살린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고를 당한 헬기에는 피녜라 전 대통령과 그의 누이동생, 아들 등 모두 4명이 타고 있었다. 피녜라 전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부상을 입었지만 모두 구조돼 병원으로 후송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피녜라 전 칠레 대통령이 몰던 헬기는 6일 남부 로스리오스주(州) 랑코 호수에서 추락했다. 기업인 친구의 집을 방문해 오찬을 함께한 피녜라 전 대통령은 별장으로 돌아가다 사고를 당했다. 당시 이 지역에선 비가 내리는 등 기상조건이 좋지 않았다. 기업인 친구 등은 악천후를 이유로 피녜라 전 대통령에게 비행을 만류했지만 베테랑 헬기 조종사인 그는 헬기에 올랐다고 한다.

헬기는 기업인 친구의 자택에서 이륙한 후 곧바로 사고를 당했다. 추락 지점은 피녜라 전 대통령이 오찬을 한 집에서 불과 400m 떨어진 곳이었다. 헬기가 추락하자 기업인 친구 등은 보트를 타고 사고 지점으로 달려가 호수로 뛰어내려 탈출한 탑승자들을 구조했지만 피녜라 전 대통령을 구조하진 못했다. 칠레 검찰은 부검 후 사인을 익사로 공식 확인했다.

사고의 원인은 조사 중이다. 현지 언론은 “이륙한 헬기의 창이 열려 있었고 기상조건으로 인해 헬기의 창에 갑자기 김이 서리는 바람에 시야가 완전히 막혀 사고가 났다는 설이 돌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다”면서 당국이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피녜라 전 대통령의 장례는 국장으로 치러진다. 가브리엘 보리치 대통령은 피녜라 전 대통령의 사망을 애도하면서 3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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