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되고 도시적인 이미지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 온 배우 이미숙이 데뷔 30년을 맡아 특별한 도전을 시작했다.
1979년 드라마 ‘불새’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한 이미숙은 이후 수 많은 주인공 자리를 꽤 차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자리잡았다.
세련된 외모와 가녀린 체구로 누군가의 보호를 받는 여 주인공 역할을 주로 맡아 오던 이미숙이 연기 데뷔 30년 만에 억척스런 잡초 같은 어머니 ‘양춘희’로 변신했다.
이미숙은 MBC 월화드라마 ‘에덴의 동쪽’(극본 나연숙ㆍ연출 김진만)에서 억울하게 살해된 남편의 원한으로 잡초 같은 끈질긴 생명력을 보이며 시대의 아픔을 헤쳐 나가는 여장부 어머니 양춘희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그 동안 공주 같은 역할만 하다 누군가에게 얻어 맞고 하는 역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그래서 주변에서 걱정도 많죠. 특히 어머니께서 제가 나이 들어 고생한다고 속상해 하세요.”
하지만 지금 그의 연기를 보면 오히려 이전 세련되고 도시적인 모습은 어색하기만 하다. 어느덧 이미숙은 억척스럽고 잡초 같은 인물 ‘양춘희’로 완벽 변신했다.
“양춘희의 역할이 제게 많이 흡수된 것 같아요. ‘양춘희’의 억척스런 면과 저의 실제 모습을 착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정도거든요 .”
대한민국의 아내를 대표하고 어머니를 대표하는 인물 ‘양춘희’. 지켜보는 이도 쉽지 않은 이 캐릭터로의 변신을 위해 이미숙은 또 한번 용기를 냈다.
“그 동안 억척스러운 캐릭터는 꺼려왔던 것이 사실이에요. 물론 그런 배역이 들어오지도 않았고요. 여자 냄새가 나는 역할을 하고 싶기도 했고, 억척스러운 연기를 과연 제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들었죠. 그러다 데뷔 30년을 맡았고 변신이 필요하다는 걸 느꼈어요.”
그런 이미숙의 도전은 성공적이었고, 이미숙의 도전에 박수를 보내는 이들이 생겼다. 이미숙의 열연에 힘입어 드라마 ‘에덴의 동쪽’이 계속해서 시청률 상승을 보이며 월화극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고생을 하고 나면 연기자로 또 한번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믿어요. 제가 해볼 수 있는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에요.”
어느덧 중견을 접어든 배우 이미숙. 그가 억척스런 인물로 변하기 까지 많은 노력의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까지의 연기인생 30년 보다 앞으로 보여 줄 것이 더 많은 배우 이미숙. 그가 특별해 보이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연기에는 해답이 없는 것 같아요. 단지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는 것뿐이죠. 30년을 길바닥에서 연기를 하며 보냈어요. 그렇게 30년이 흘렀고, 앞으로도 새로운 역에 도전하고 싶어요.”
사진=MBC
서울신문NTN 서미연 기자 miyoun@seouln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