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가 4차전까지 2승2패로 동률을 기록했다. 5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양팀은 국내구장 중 가장 넓은 잠실구장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다퉈야 한다. 잠실구장은 펜스까지 좌우 100m. 센터 125m다. 펜스높이는 2.7m다. 삼성의 홈인 대구구장이 좌우 99m. 센터 120m. 펜스높이 3m인 것과 비교하면 언뜻 큰 차이가 없어보인다. 그러나 실제 그라운드에 서 보면 느낌이 전혀 다르다. 좌중간과 우중간이 일단 대구구장보다 깊숙이 들어가있고 좌우라인 밖의 공간도 훨씬 넓다. 실제 공간도 넓지만 체감하는 넓이의 차이는 비교할 바가 못된다. 운명을 가르는 잠실구장에서의 승부는 어느 팀이 유리할까?
◇드넓은 구장 빨라야 산다
넓은 구장에서 가장 큰 이점을 지닌 팀은 기동력을 보유한 팀이다. 단타도 손쉽게 장타로 변신시키고 주자는 한 베이스 더 진루하는게 기본이다. 두산은 팀 도루 187개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쌕쌕이군단’이다. 단독도루 능력을 지닌 선수도 많지만 단타에도 1루주자가 3루까지 가거나 2루주자가 홈을 밟는 것은 기본이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미니구장’과는 큰 차이가 난다. 발 빠르고 수비폭이 넓은 팀은 상대의 좋은 타구도 기민한 수비로 범타로 물러나게 할 가능성을 지녔지만 외야 수비가 불안한 팀은 단타도 장타로 변신시킬 수 있는게 바로 잠실구장이다.
외야수비는 중견수 이종욱을 중심으로 우익수 전상렬.좌익수 김현수가 포진한 두산 수비진이 비교우위를 점한다. 삼성은 중견수 박한이.좌익수 김창희.우익수 최형우가 선발로 뛰지만 수비의 달인 김창희를 제외하면 두산에는 한수 뒤지는게 사실이다.
◇안방이 역시 편안해
두산은 홈인 잠실구장에서 35승 28패를 기록했다. 5할 승률을 넘었지만 시즌 70승 56패와 비교하면 홈 성적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두산은 올시즌 대구구장에서 4승5패.잠실에서도 똑같이 4승5패를 기록했다. 언뜻 구장의 차이는 없는듯하다. 그렇지만 예년 성적까지 비교하면 대구구장에선 별 재미를 못 봤고 편안한 홈에선 재미를 봤다.
두산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기동력의 팀. 넓은 잠실구장을 사용하는게 공수 양면에서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올시즌 삼성과의 경기에선 5승4패로 큰 차이가 없고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선 1승1패로 동률을 이뤘다. 여러가지 변수가 있지만 심리적.습관적으로 유리한 것 말고는 데이터상으론 큰 우위를 점한다고 볼 수는 없다..
◇홈런 걱정마
잠실에선 웬만해선 홈런을 생산하기 힘들다. 구장이 워낙 넓은 까닭이다.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은 2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그렇지만 잠실에선 한개도 없다. 두산은 1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잠실에선 없다. 단기전 승부는 의외로 큰 것 한방으로 승부의 추가 기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잠실구장 같은 큰 구장에서 기관총 같은 타선과 기동력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두산과 삼성의 플레이오프 승부가 예상보다 길게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 이환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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