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광현이 우울하다. 한국시리즈를 코 앞에 두고 막바지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생각보다 구속이 나오질 않는다. 지난 21일 자체 홍백전에서는 4이닝 8피안타 9실점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긴장감이 떨어진 상태에서 던졌다고는 하지만. 김광현 답지 않은 투구 내용이었다.
김광현은 홍백전이 끝난 뒤 “짜증난다”고 했다. 평소 장난기 가득한 표정은 사라졌고 “최선을 다해 던졌는데 구속이 안나온다. 이 악물고 던졌는데도 전광판에 139㎞가 찍혔다”며 우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직구뿐 아니다. 스플리터 계열의 변화구와 슬라이더 모두 각이 밋밋했고 대체로 볼이 높았다. 제구력이 흔들리니 투구 밸런스도 순간 순간 무너졌다. 홍팀 5번타자로 나선 정상호에게 연타석 홈런을 허용했는데. 각각 몸쪽 낮은 직구와 가운데 몰리는 변화구를 던지다 맞았다.
컨디션이 나쁜 것은 아니다. 경기 전만해도 아픈데 없냐는 질문에 “한국시리즈가 내일 모레인데 아프면 어떡해요”라며 특유의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짓던 그였다. 휴대전화 화면에 ‘한국시리즈 2승’이라는 다짐을 올려놨지만 이 날 투구내용으로는 장담할 수 없다. 더욱이 1차전 선발을 놓고 경쟁 중인 채병용은 같은 날 4이닝 2볼넷으로 완벽하게 틀어막아 마음이 더 급해졌다.
김성근 감독도 걱정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김 감독은 “에이스가 저러면 시리즈가 힘들어진다. 빨리 정상궤도에 올라와야 하는데 생각보다 더디다. 이제 실전등판 기회는 없는데”라며 한숨을 지었다.
하지만 김 감독과 김광현 모두 이 날 부진이 한국시리즈까지 갈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눈치다. 김정준 전력분석팀과장은 “홍백전 결과를 놓고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긴 힘들다. 실전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조성하지만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자세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제휴/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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