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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윤길현 사태 괴로워 ‘생맥주 10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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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9일은 김성근 감독의 야구인생 중 가장 아픈 날로 기억된다. 같은 달 15일 문학 KIA전에서 불거진 이른바 ‘윤길현 욕설파문’으로 스스로 야구팬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스스로 한 경기 출장정지를 단행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그라운드의 총 책임자는 감독이다. 화가난 팬들에게 감독으로 뭔가 확실한 매듭을 짓고 싶었다. 당시 신영철 사장에게 혼자 나가겠다고 했는데 함께 오게 된 것”이라고 회상했다. 젊은 투수 한 명을 잃는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고. 그 사건으로 다른 선수들이 입을 피해도 줄이고 싶었다. 무엇보다 한창 붐을 일으키던 야구계에 찬물을 끼얹는게 아닌가 싶은 걱정이 들었다.

공식 사과를 하고. 윤길현을 2군으로 내려보내기만 했어도 됐을 일을 김 감독은 경기출장 정지라는 징계로 스스로를 옭아맸다. 이 역시 “논란의 여지를 남기는 것이 싫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아픈 징계로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었다. 실제로 (출장정지는)뼈를 깎는 고통이었다.”고 말했다.

한 평생 야구밖에 모르던 현장 책임자가 스스로 ‘그라운드 출입금지’라는 중징계를 내렸으니 그 마음이 편할 리 없다. 김 감독은 당시 1회말 두산에게 6실점하는 장면을 본 후 원정 숙소였던 잠실 리베라호텔을 나와 맥주집을 찾았다. 김 감독은 “누구랑 마셨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술을 많이 마셨다. 한 시간도 안돼 생맥주 10잔을 넘게 마신 것 같다”고 말했다. 30년 감독생활에 대한 회의도 들었고. ‘아직도 변방일 수밖에 없나’는 자괴감도 들었다.

중심을 잡고 선수들을 이끌어야 할 감독이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지 못하는 처량함도 있었고. 지나치게 윤길현을 몰아부치는 세간의 시선도 야속했다.

당시 김 감독은 잔뜩 취한 목소리로 “경기 중에 흥분해서 욕을 할 수도 있다. 문제가 있다면 TV중계화면에 이를 정면으로 잡힌 것이다. 경기 중에 문제가 생겼다면 경기장에서 풀면 된다. 야구장 안에서 일어난 일을 왜 밖으로 끄집어 내는지 모르겠다.

SK 감독이 김성근이 아니었어도 이런얘기가 나왔겠나”며 한탄했다. 반 평생 ‘반쪽바리’로 야구계 비주류로 지내온 그였기에. 우승팀 감독이라는 타이틀도. 1위팀 감독이라는 영광도 부질없이 느껴졌다.

사태가 진정되고 당시의 억울함을 풀만도 했지만 김 감독은 이후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윤길현이가 빨리 일어서야 할텐데”라며 선수걱정만 했다. 자신의 상처보다는 어린 제자의 상처가 더 걱정이 됐다.

이 같은 그의 성격 탓에 가족들의 마음고생도 심했다. 김 감독이 사과를 한 날 그는 아들인 김정준 SK전력분석팀장에게 혼이 났다. “아버지가 왜 그래야하냐”며 펄펄뛰는 아들을 앞에 두고 김 감독은 말 없이 전력분석 자료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기사제공/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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