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경기도 고양 어울림누리에서 열린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 갈라쇼 피날레. ‘피겨퀸’ 김연아(18·군포 수리고)에게 다정스럽게 다가가는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뒤에서 김연아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며 살며시 포옹해 관중을 열광시켰다. 갈라쇼에서 김연아와 환상적인 호흡을 선보인 이는 이번 대회 남자 싱글에서 3위를 차지한 미국의 ‘피겨 스타’ 조니 위어(24)였다.
이들이 펼친 가벼운 ‘맛보기’ 페어 연기에 아쉬움을 느낀 이들은 오는 25일 크리스마스에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아이스쇼 ‘앤젤스 온 아이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피겨 팬 사이에서 일명 ‘연조 커플(김연아-조니 위어)’로 불리는 이들이 은반 위에서 펼치는 ‘앙상블’을 제대로 만끽할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미 김연아와 위어는 지난 5월 열린 아이스쇼에서 한차례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당시 박진영-선예가 부른 가요 ‘대낮에 한 이별’에 맞춰 펼친 그룹 연기에서 김연아와 위어가 손을 맞잡았을 때는 마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환호가 관중석에서 터져 나왔다. 두 선수가 함께 선보인 커플 더블 악셀(공중 2회전반)도 눈길을 끌었다. 김연아는 평소 “조니 위어 같은 피겨 스케이팅 스타일을 좋아한다”고 말해 왔는데 둘 사이의 호흡 역시 ‘찰떡 궁합’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4일 그랑프리 파이널 갈라쇼 안무를 맡은 최정연 ISU 국제 심판은 “위어는 남자이지만 섬세한 연기에 능한 스타일이다. 또 위어는 본능적으로 관중이 좋아하는 포인트를 잘 짚는 선수”라며 “김연아는 여자 싱글 선수 중 연기력에서 첫 손에 꼽힌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관중 흡입력까지 겸비했다. 갈라쇼에서는 ‘라이벌’ 아사다 마오보다 훨씬 뛰어난 면이 많다. 이 때문에 김연아와 위어의 페어 연기는 자연스럽고 팬을 끌어들일 만한 요소가 많다”고 평가했다.
그랑프리 파이널에 참가했던 위어는 15일 출국했지만 오는 23일 아이스쇼를 위해 재입국할 예정이다. 위어는 이번 방한 기간 동안 “한국에 자주 오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한국 휴대 전화까지 개통하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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