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9일 용산 재개발지역 화재 참사 사건과 관련, 농성자와 용역업체 직원 27명 을 무더기로 기소했으나 경찰에게는 법적 책임이 없다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희생자의 유족과 부상자, 시민단체로 구성된 진상조사단 등은 검찰의 수사결과를 편파적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유족들이 조만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내기로 한 데다, 검찰이 화재 원인 제공자를 명확히 밝혀내지 못해 법적 소송 및 공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수사본부(정병두 1차장검사)는 이날 종합수사결과를 발표하고 “경찰의 진압작전은 정당했으며,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 등 경찰 간부들도 형사처벌할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경찰특공대 조기 투입의 위법성이나 경찰의 진압과 농성자 사망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찾을 수 없다.”면서 “화재 원인은 농성자들이 던진 화염병이 시너로 옮겨붙으면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기소된 27명 가운데 농성자는 20명으로 5명은 구속기소되고, 15명은 불구속기소됐다. 이와함께 용역직원 7명도 불구속기소됐다.
검찰 관계자는 “농성자 전원이 점거농성 현장에서 복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화염병 투척 등을 사전에 모의, 실행에 옮긴 만큼 구체적 행위자가 특정되지 않더라도 그 과정에서 이뤄진 각종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전원 공범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사팀은 철거민들이 남일당 건물에 침입하고 경찰에게 골프공 등을 투척한 행위에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화염병을 투척하고 쇠파이프를 휘둘러 경찰을 다치거나 숨지게 한 데 대해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사상 혐의를 적용했다. 또 망루를 향해 경찰이 진압에 사용하는 물대포를 쏜 현암건설 과장과 이를 지시한 본부장 등 2명을 불구속입건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면서도 2시간여 동안 방치한 경찰에 대해서는 형사적 책임을 묻지 않았다.
한편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 진상조사단은 이날 오후 ‘검찰수사 결과발표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6명의 생명을 앗아간 것은 화재가 아니라 경찰의 과잉진압인데 검찰이 진실을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글 / 유지혜 안석기자 wisepen@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기자 nasturu@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