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의 멸망을 소재로 한 일본영화 ‘블레임:인류멸망2011’가 17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블레임’의 사전적 의미는 신의 저주, 벌이라는 뜻으로 이 영화에서는 치사율 99%에 이르는 신종 바이러스를 일컫는 말이다.
무시무시한 영화의 제목답게 시작부터 땀을 쥐게 하는 상황은 자막이 올라갈 때까지 관객을 큰 충격으로 몰아넣는다. 블레임으로 인해 전세계로부터 고립 당하고 결국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 나설 수 밖에 없는 일본인들의 모습을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잘 표현해냈다.
#지형적 조건으로 인한 불안심리 대변
전세계를 공포에 빠뜨리는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블레임은 도쿄의 한 병원에서 시작돼 1일만에 2500만명 추가 감염, 30일째 도시 기능 정지, 90일째 국가 폐쇄라는 무서운 결과를 불러온다.
신의 저주 블레임에 뒤덮인 일본의 모습은 가히 전쟁터를 연상시킨다. 또한 ‘악마의 바이러스가 일본을 공격했다.’는 전세계의 속보와 함께 블레임은 일본을 넘어 전인류를 위협하게 되고 전세계는 일본으로의 접근을 통제한다.
무차별 공격 속에 사람들은 대혼란에 빠지고 이 저주에서 벗어나는 일은 오직 블레임의 정체와 원인을 밝혀내는 것뿐. 하지만 이것도 목숨을 걸고 진행해야 하는 일이다.
영화를 관람한 한 영화관계자는 “너무나 실감나게 그려내 과거에 일어난 실화인줄 알았다.”며 “바이러스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영화는 대지진으로 인한 열도 소멸, 사실적 히키꼬모리 묘사, 바이러스 감염의 대재앙을 그린 영화들로 자국민들의 불안심리를 대변하고 있다.”며 “이번 영화는 그중에서도 탄탄한 구성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할 정도로 오싹하다.”고 밝혔다.
상상에 불과하지만 일본이 스스로 멸망을 영화의 소재로 다루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도 아주 사실적으로 말이다.
이는 외부와 쉽게 고립될 수 있는 섬나라기 때문에 전쟁 시 대륙보다 불리한 입장이었고, 지진이 잦은 지형적 조건으로 인한 불안심리를 반영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 영화에서 마츠오카로 분한 츠마부키 사토시는 잘생긴 외모와 뛰어난 연기력으로 일본은 물론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배우. 최근 하정우와 함께 한일 합작영화 ‘보트’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첫 감염환자를 진찰한 응급센터 의사역을 맡아 블레임의 위험성을 가장 먼저 인지하고 원인을 찾기 위해 끝까지 고군분투하는 열연을 펼쳐 영화를 더욱 빛냈다.
전인류를 위협하는 치명적 바이러스에 맞선 인간의 마지막 사투를 사실적으로 담아낸 패닉 블록버스터 ‘블레임:인류멸망2011’은 오는 26일 일반 관객을 찾아간다.
서울신문NTN 이현경 기자 steady101@seoulnt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