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요미우리 신문 등 주요 언론은 세계문화유산 ‘히메지 성’에서 100개가 넘는 낙서가 발견됐다고 지난 5일 일제히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일본 여대생들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이탈리아 피렌체의 대성당에 낙서를 해 세계적인 망신을 산 뒤라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히메지 성은 지난 1993년 호류지와 함께 일본 최초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이번에 낙서가 발견된 곳은 히메지 성 서쪽 부분에 해당하는 ‘니시노마루’ 건물.
국가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이 건물의 기둥이나 계단 뒤, 비막이창 등 여러 곳에 ‘이마이’(今井), ‘야자와’(今井) 등 성(姓)으로 보이는 글자를 비롯해 ‘1996 ELLEY 8/3’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다. 기둥 한 곳에는 커플의 사랑을 과시하는 우산 그림 낙서가 4개나 발견됐다.
히메지 성의 관리를 맡고 있는 히메지 시는 현재 낙서로 훼손된 곳이 수리가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해 전문가에게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외에도 낙서금지를 알리는 게시판을 늘려 관광객들에게 주의를 줄 방침이다.
이 소식을 접한 일본 네티즌들은 “일본 뿐 아니라 세계가 자랑하는 히메지 성에 무슨 짓이냐.”, “이름을 새기고 싶으면 자기 집 벽에나 하라.”며 비판했다. 반면 “낙서를 한 사람도 나쁘지만 이때까지 방치한 히메지 시의 책임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일본에서는 국가 중요문화재에 낙서를 하는 행위는 문화재 보호법 위반으로 5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禁錮) 또는 30만 엔(한화 약 480만 원) 이하 벌금형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게 된다.
사진=히메지성 공식 홈페이지
서울신문 나우뉴스 문설주 기자 spirit0104@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