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예

정재영 “가장 큰 고통? 팬티만 계속 입는거였죠” (인터뷰)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이번 영화 촬영하는 동안 가장 큰 정신적 고통이요? 팬티 하나만 입고 촬영하는 거였죠.”

정재영(39)은 배우가 되기 전 모험심이라곤 없었던 사람이었다. 지금도 연기 외에 다른 것에는 도무지 모험심도, 승부욕도, 관심도 없다고 했다. 집에서조차 두 아들과 함께 놀아주지 못하고 잠만 잔다. 그런 그가 영화 ‘김씨표류기’(감독 이해준·5월14일 개봉)에서 팬티 하나만 달랑 입는 모험심을 발휘해 한강 밤섬에 표류하는 남자 김씨를 열연했다.

“모험심은 배우 하면서 키웠어요. 모험심이 있어야 배우로 버틸 수 있죠. 성격도 붙임성이 없었고 예전엔 인터뷰를 해도 적극적이지 않았어요. ‘피도 눈물도 없이’(2002) 때는 까칠하기까지 했죠.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는데 연기를 하면서부터 성격이 둥글둥글해졌어요.”

#정씨, ‘남자 김씨’가 되기까지

그의 모든 삶은 연기와 통한다. 연기 외적인 것에는 모든 끈을 놓아버릴 정도로 오감 안테나가 연기에만 집중돼 있다. ‘김씨표류기’를 마치고 나니 희끗희끗한 새치 증가와 6~7kg 체중 감량으로 인한 눈가 주름살이 캐릭터에 몰입한 흔적으로 남았다. 촬영기간 5개월간 손톱과 발톱도 1cm 이상 길렀다. 잃은 것도 있었다. 캐릭터를 위해 가슴 털을 생애 최초로 깎았다.

‘김씨표류기’는 자살시도가 실패로 끝나 한강 밤섬에 불시착한 남자 김씨(정재영)와 은둔형 외톨이인 여자 김씨(정려원), 즉 사회로부터 소외된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다. 극중 김씨가 홀로 밤섬에 갇힌 설정이기에 정재영은 모노드라마 수준으로 외롭게 연기했다. 하지만 외로움보다 더 큰 정신적 고통은 따로 있었다. 바로 여자 스태프들이 있는 앞에서 팬티 하나만 입은 채 촬영했던 것.

“여자 스태프들은 오히려 부끄러워하지 않았는데 제가 부끄러워했어요. 팬티(그는 ‘빤스’라고 했다.) 하나만 입는 게 추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거죠. 제가 꽃미남이라면 여자 스태프들이 부끄러워했겠죠. 김씨가 초반엔 양복을 입고 있다 하나씩 벗어요. 그래서 5개월 내내 팬티를 입었던 건 아니었어요. 팬티 하나만 입고 촬영한 기간이 2개월 되나? 전체 촬영분량의 3분의 1 정도 돼요.

지금은 웃지만 그 땐 정신적인 고통이었죠. 하하. 팬티만 입어야 했던 게 영화 촬영하면서 겪은 가장 큰 정신적 고통이었어요. 그것도 이해준 감독이 흰색 삼각팬티를 주장했던 걸 간신히 설득해 체크무늬 사각팬티로 바꾼 거예요. 외모도 안 되는데 삼각팬티까지 입는다고 생각해보세요. 영화 다 찍고 나니 좀 약한 것 같아 삼각팬티로 촬영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말하자 이해준 감독이 절대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어요.”



확대보기


#PD 지망생, ‘배우 정씨’가 되기까지

처음부터 정재영의 꿈은 배우가 아니었다. 고교 시절 PD나 기자가 되기 위해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아 그와 비슷한 방송연예과에 입학하려 했다. 진학 준비를 하던 중 선생님의 권유로 청소년 연극제에 출전했는데 전국에서 한 학생에게만 주는 상을 두 개나 품에 안았다. 이를 계기로 서울예술대학 연극과에 입학했고 그의 미래는 PD에서 배우로 바뀌었다.

“그 때 대상 격인 최우수상을 두 번 탔어요. 그러면서 ‘내가 연기가 좀 되나’란 생각이 든 거죠. 연출가가 하라는 대로 한 건데 우연한 기회에 연기의 맛을 알아버린 거예요. 그 맛에 중독되기 시작했어요. 물론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할 땐 경제적인 것 때문에 힘들었죠. 대학 시절엔 라면 하나로 하루를 버틴 적도 있어요. 대학 시절 처음엔 스태프로 연극에 참여하려 했지만 연기하는 애들에게 자꾸 눈길이 갔어요. 그러다 연기를 하게 되고 점점 연기를 즐기는 저를 발견했어요.”

그는 1996년 연극 ‘허탕’으로 데뷔해 연기를 한지 13년이나 됐지만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늘 똑같은 고민이다. 한 작품을 계속하면 그 캐릭터가 업그레이드 될 수 있지만 매번 배역이 다르다 보니 새로워야 한다는 거다.

“연기는 느껴질 때까지 계속 고민하지 않으면 캐릭터에 근접할 수가 없어요. 배우란 직업이 끝이 없는 것 같아요. 늘 신선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물고기처럼 신선함을 오래 유지하는 배우가 좋은 배우라고 생각해요. 며칠 전 ‘타이타닉’을 봤는데 지금 봐도 촌스러움을 느낄 수 없고 세련된 거예요. 1998년 개봉작인데. ‘타이타닉’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처럼 싱싱한 배우이고 싶어요.”

서울신문NTN 홍정원 기자 cine@seoulntn.com / 사진=강정화 기자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서울EN 연예 핫이슈
추천! 인기기사
  • “사망자 30만명 예상”…日 사흘간 지진 300회, ‘7월
  • 러시아군의 잔혹함 어디까지…포로 몸에 새겨진 충격적 문구 내
  • (영상) 결국 지옥문 열렸다…주고받는 미사일로 초토화 된 이
  • 114세 초고령 할머니가 밝힌 ‘장수 비결’ 음식은 ‘이것’
  • (영상) 아파트도 뚫렸다…영화 같은 ‘이란 공격작전’ 상세
  • 나라 망신…한국 50대 男, 필리핀 13세 소녀 임신시키고
  • (영상) “다른 남자에게 성폭행당해 임신한 여친, 용서 못
  • (영상) 외계인이 쓰는 물건인가…하늘 둥둥 떠다니는 금속 구
  • 6세 소녀와 결혼한 45세 남성 얼굴 공개…‘경찰’ 반응은
  • “토끼 보러 갈래?” 中 7세 성폭행 살해범, 사형 처해져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김성수 · 편집인 : 김태균
    •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