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판 영화를 만들어 파는 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의로운 행동일까.
프랑스의 명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중국과 라틴아메리카에서 번지고 있는 해적판 영화를 전설적인 의적 로빈 훗 같은 행동이라고 비유해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페루 리마에서 열리고 있는 제13회 라틴아메리카 영화제에 참석 중이다.
그는 7일(현지시간) 열린 영화제 기자회견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판치는 라틴아메리카에서 영화 해적판이 유럽작품을 접하는 기회가 되고 있는 게 아닌가.” 라는 기자의 질문을 받자 “(해적판을 만들어 파는 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도둑질을 한 로빈 훗과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도 마찬가지 상황”이라며 “최근 중국을 방문했는데 ‘피아니스트(2001년)’가 개봉되지 않았지만 본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작품인 영화 ‘피아니스트’에 위페르는 주연으로 출연했다.
현지 언론은 “위페르가 해적판 생산-판매를 의적의 행동에 비유했지만 이런 행위에 찬성하는지 아니면 반대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라틴아메리카에선 각종 컴퓨터 프로그램은 물론 영화 등의 해적판이 활개치고 있다. 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페루의 경우 판매되는 DVD의 90%가 해적판이다.
한편 위페르는 이날 회견에서 인터넷에 큰 불신을 드러내며 “거짓 정보가 많기 때문에 인터넷을 믿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위페르는 “예를 들자면 세상을 뜬 내 친구이자 미국의 작가인 수전 손탁의 장례식에서 내가 아르튀르 랭보의 시를 읽었다는 말이 인터넷에 올라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