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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 록스타, 부인 알코올 방화 살해 의혹

작성 2010.02.22 00:00 ㅣ 수정 2012.08.0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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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을 하다 전신 50%의 화상을 입은 여자가 사고를 당한 지 열흘 만에 끝내 사망했다. 홧김에 부인에게 알코올을 뿌리고 불을 지른 것으로 의혹을 받고 있는 남편은 아르헨티나의 인기 록밴드 ‘카예헤로스’의 드러머다.

록밴드 카예헤로스는 지난 2004년 공연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로 팬 200여 명을 한순간에 잃은 바 있다. 문제의 드러머도 당시 아들의 공연을 보러갔던 어머니가 사망했다. 화마와의 질긴 악연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카예헤로스에서 드럼을 치는 바스케스의 부인이 부에노스 아이레스 화상전문병원으로 실려간 건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끔찍한 화상을 입어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그는 열흘간 사경을 헤매다 21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사망했다. 병원 관계자는 “심장, 폐, 간 등이 화상으로 기능을 상실해 숨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그를 병원으로 데려간 건 다름아닌 남편 바스케스다. 바스케스는 사건이 터진 직후부터 부인에게 불을 지른 의혹을 받았다. 응급실로 실려들어간 부인이 한 간호사에게 “남편이 나를 죽이려 했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다.

경찰은 “남편 바스케스가 부부싸움 끝에 부인에게 알코올을 뿌리고 불을 지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를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했다.

하지만 그는 “부부싸움을 한 건 사실이지만 단순한 사고였다.”면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부부싸움을 한 후 담배에 불을 붙이다 사고가 났을 뿐 부인에게 불을 지른 건 아니라는 것이다.

바스케스는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다 부인이 사망하기 이틀 전인 지난 19일 증거부족으로 풀려났다. 경찰은 그러나 “바스케스의 설명에 명쾌하지 못한 부분이 적지 않다. 남편이 알코올을 뿌리고 불을 붙인 게 확실하다.”면서 추가수사를 진행 중이다.

록밴드 카예헤로스가 불과 관련된 사건에 휘말린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4년 12월 연말 공연에선 연주가 시작된 직후 한 팬이 쏘아 올린 폭죽으로 실내공연장이 불바다로 변해 팬 193명이 사망했다.

이번에 부인이 죽은 드러머는 그때 화재사건으로 자신의 공연을 보러갔던 어머니를 잃었다. 질긴 화마와의 악연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카예헤로스는 공연장 안전시설에 대한 책임을 놓고 최근까지 밴드 구성원 전원이 재판을 받았다. 카예헤로스는 재판에서 무죄 판정을 받았지만 일각에선 아직 그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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