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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에서 경쟁자로’ 카메론-비글로 “인연 참 질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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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공상과학 소설에 빠져 지내던 제임스 카메론은 현실에서도 ‘여전사들’과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다. 그중 한 명이 최근 ‘허트 로커’로 작품상, 감독상을 포함해 아카데미시상식 6개 부문을 휩쓴 캐서린 비글로 감독이다. 둘의 인연은 1989년부터 시작된다.

캐서린 비글로는 제임스 카메론의 세 번째 부인이었다. 카메론의 첫 번째 부인 샤론 윌리엄스는 카메론이 앞으로 결혼하게 될 여자들에 비하면 무척이나 평범했다고 할 수 있다. 그녀의 직업은 웨이트리스였다.

카메론의 두 번째 부인은 영화제작자 게일 앤 허드로 그녀는 카메론의 출세작 ‘터미네이터’의 각본을 쓴 장본인이다. 캐서린 비글로는 그 다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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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글로는 남성 주연의 액션영화를 고집해온 보기 드문 여성 감독이다. 카메론과의 결혼 바로 직전에 자신의 첫 작품 ‘죽음의 키스’를 세상에 선보인 후 ‘블루 스틸’(1990), ‘폭풍속으로’(1991)로 이어진 필모그래피만 놓고 보면 강한 ‘수컷의 냄새’가 풍긴다.

1991년 둘은 이혼했지만 친구이자 동료로서는 계속 남았다. 카메론은 비글로 감독의 ‘스트레인지 데이즈’ 등의 각본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둘이 뭉친 이 영화는 비평과 흥행 양면에서 참담한 실패를 맛봤다.

이후 둘의 행보는 갈렸다. 비글로가 기나긴 슬럼프에 빠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카메론은 1997년 ‘타이타닉’으로 ‘킹 오브 더 월드’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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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비글로는 2001년 해리슨 포드와 리암 니슨이 출연한 대작 ‘K-19’으로 화려한 재기를 노렸지만 결과는 또 다시 실패. 그 후로 그녀 인생 최고의 역작 ‘허트 로커’를 만나기까지는 7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그리고 올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둘은 경쟁자로 재회했다. 비글로는 당당히 카메론을 눌렀으며, 카메론은 오스카를 품에 안은 전 부인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부부에서 동료, 선의의 경쟁자로 거듭난 그들의 다음 행보에 영화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제임스 카메론(위), 캐서린 비글로(아래)

서울신문NTN 이재훈 기자 kino@seouln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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