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혹독한 데뷔’ 김태균ㆍ이범호의 日야구 숙제는?

작성 2010.03.23 00:00 ㅣ 수정 2010.03.2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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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나란히 첫 안타(22일)를 신고한 김태균(치바 롯데)과 이범호(소프트뱅크)에게 이번 3연전은 자신들의 야구인생에 있어서 잊지 못할 시간들이었다. 특히 김태균은 개막전 4연타석 삼진과 이튿날(21일) 2번째 타석까지, 6연속 삼진을 당하며 체면을 구겼는데 국가대표 4번타자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의 부진이었다.

이범호 역시 3차전에서 두개의 안타(2루타 포함)를 생산하긴 했지만 이미 승패가 기운 상황에서 나온 것들이라 큰 의미는 부여하긴 힘들다.

이번 퍼시픽리그 개막 3차전을 통해 본 김태균과 이범호는 아직 일본야구에 녹아들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숙제를 남겼다. 여기에는 향후 팀내 상황과 경기일정 등을 감안할때 다시한번 가파른 오르막길이 놓여 있는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먼저 김태균은 굉장히 불운했던 리그 일정도 그의 부진과 맞물렸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어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한다. 타자가 좋은 성적을 남기기 위해서는 타격감이 상승하는 시간을 오래 가져가야 하며 그 상승이 끝났을때는 떨어지는 감각을 빨리 회복시키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3할의 예술’ 의 저자인 찰리 라우(전 화이트삭스 타격코치)는 “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면 곧 다가올 슬럼프를 준비하라.” 라는 멋진 명언을 남긴바 있다.

김태균이 시범경기 동안에 보여줬던 불방망이(타율 .342 홈런2개)는 자신의 타격감이 떨어졌던 시점에 이르러 시즌이 시작됐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그는 마지막 시범경기였던 히로시마전(16일)에서 무안타를 기록한 후 무엇이 마음에 걸렸던지 특타를 자청하며 타격 감각을 유지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개막후 타격 사이클의 하락이 김태균을 어렵게 했던 원인일수도 있다는 뜻이다.

물론 개막전이 시작된 후 일본 특유의 분석야구가 김태균을 힘들게 했다는 말도 맞지만 야구는 사람이 하는 운동이다. 아무리 좋은 데이터가 있더라도 투수가 마운드에서 분석한대로 투구를 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역으로 생각하면 김태균 역시 경기를 치를수록 상대해 본 투수들에게 대한 분석이 가능해진다는 뜻도 되기에 이점에 있어서는 노이로제가 걸릴 정도로 김태균을 압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또하나 불운했던 것은 두번째 경기에서 ‘좌완 팜볼러’ 호아시 카즈유키를 만났다는 점이다.

개막전에서 에이스 와쿠이 히데아키의 투구에 악몽을 경험했던 김태균으로서는 가능하면 좀더 수월한 상대를 두번째 경기에서 만났다면 어떠했을까 싶다. 타격감 회복과 일본야구에 대한 낯설음을 극복하는게 무엇보다 시급했던 김태균이었기 때문이다.

호아시는 자국내 선수들 입장에서 보면 ‘특급’ 선발투수로 분류되는 선수가 아니다. 최고 130km대 후반을 겨우 찍는 포심패스트볼과 팜볼 외에 커브, 체인지업의 구종이 전부인 투수다.

체인지업도 2007년 부상후 재활을 거치면서 급작스럽게 익힌 구종이라 실전에서는 잘 사용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김태균 입장에서 보면 호아시의 팜볼은 마구나 다름없는 공포였을 것이다.

국내에서 팜볼을 던지는 투수가 KIA의 윤석민이다. 하지만 윤석민 역시 실전에서는 거의 던지지 않을 정도로 구사력이 낮은 편이다. 한국에서 구경조차 해보지 못한 공에 대처해야 했을 김태균의 어려움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문제는 이제 지나간 세이부전이 아닌 주말 3연전에서 맞붙게 될 니혼햄전이다. 퍼시픽리그는 이번주 주중 경기를 쉬고 금요일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리그일정을 시작하는데 투수 로테이션상 소프트뱅크와의 개막전에서 선발로 등판했던 다르빗슈 유가 치바 롯데전(금요일)에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세이부가 자랑하는 ‘특급 선발 3인방’과의 대결에서 벗어난가 싶더니 ‘일본 제1의 에이스’ 라는 다르빗슈가 김태균 앞에 산처럼 가로막혀 있는 형국이다. 김태균은 시범경기에서 다르빗슈를 상대로 초대형 홈런포를 터뜨린 적이 있다.

하지만 다르빗슈는 모두가 알고 있듯, 결코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다. 경기가 없는 3일동안 김태균이 얼만큼 자신의 타격컨디션을 회복할지가 니혼햄전은 물론 올 한해 김태균의 성적을 좌우할수도 있다고 본다.

이범호 역시 비록 니혼햄과의 세번째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더 검증절차가 남아 있다.

개막전에서 다르빗슈를 상대했던 이범호는 두번째 경기에선 니혼햄의 좌완 에이스인 타케다 마사루에게 안타를 뽑아내지 못했다.

이 두선수들은 니혼햄의 실질적인 원투펀치로서 아직 기량을 확인 받아야할 외국인 선발투수들을 제외하면 니혼햄이 가장 내세우는 투수들이다. 3차전 니혼햄의 선발투수였던 외국인 투수 바비 케펠이 초반에 물러나 상대하지 못했지만 이후 이범호는 중간투수들인 베테랑 키다 이사무에겐 볼넷, 첫안타는 카나모리 타카유키, 2루타는 우완 사이드암 투수인 에지리 신타로에게 뽑아낸 것이다.

김태균과 마찬가지로 톱레벨급 투수들과의 대결에서 보여준 것이 아직 없다는 말이다.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고 있는 이범호는 팀내 상황으로만 놓고 봤을때 김태균에 비해 여유로운 처지가 아니다.

지난해까지 소프트뱅크의 지명타자는 베테랑 마츠나카 노부히코의 몫이었다. 오프시즌동안 무릎수술을 받았던 마츠나카는 아직 몸이 덜 만들어져 1군에 등록돼 있지 않지만 몸상태만 정상으로 돌아오면 언제든지 이범호의 자리를 대신할수 있는 타자다.

박빙의 승부가 벌어졌던 개막전과 두번째 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이범호로서는 좀더 분발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범호 역시 김태균과 마찬가지로 금요일 홈경기(야후돔, 오릭스전)에서 만나게될 투수가 보통이 아니다.

라쿠텐과의 개막전에서 이와쿠마 히사시와 맞대결해 완봉승을 거뒀던 카네코 치히로의 선발등판이 유력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카네코는 붕괴된 팀 마운드를 홀로 이끈 오릭스의 에이스다. 150km가 넘는 포심패스트볼이 매우 위력적이며 이와 더불어 타자의 허를 찌르는 ‘슬로커브’는 카네코만의 전매특허.

홈 개막전 선발출전이 유력시 되는 이범호 역시 매우 괴로운(?) 상대가 기다리고 있기에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닌 상황이다.

김태균과 이범호는 이제 겨우 세경기를 치뤘을 뿐이다. 비록 비싼 수업료 치곤 혹독한 데뷔무대였지만 이들 스스로도 느낀 점이 분명히 있을거라고 본다. 퍼시픽리그는 특급투수들과 그 아래에 위치한 투수들간의 레벨차이가 많이 나는 곳이다.

이왕이면 주말 3연전에서 만나게될 특급투수들에게 한국야구의 매운맛을 보여주며 컨디션을 회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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