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은 사제관계였다. 만난 지 얼마되지 않아 두 사람은 애인이 됐다. 하지만 사랑은 오래가지 않았다. 불타는 남자의 질투가 문제였다.
11년 연상의 남자의사가 질투를 못이겨 사귀던 여대생에게 알코올을 뿌리고 불을 지른 후 강금하는 황당한 사건이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했다. 여자는 화상을 입은 채 남자가 원장으로 있는 병원에 7일 동안 감금돼 있다가 극적으로 빠져나와 사건을 신고했다.
남자들과는 아예 연락을 끊고 애인의 병적인 질투심을 고쳐보려 애쓴 여자에게 남은 건 얼굴과 팔 등에 남은 화상의 흔적뿐이다.
사건은 3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언론에 뒤늦게 보도되면서 사회를 경악케 하고 있다.
의대생 로레나(23)가 애인 니콜라스(34)를 만난 건 지난해다. 로레나는 바이오화학이라는 과목을 수강하다 개인지도를 받기로 하고 과외선생을 물색하다 의사이자 교수인 니콜라스를 만났다. 두 사람은 공부를 하면서 급속도로 친해졌다. 10년에 가까운 나이 차를 극복하고 연인이 됐다.
하지만 행복은 잠시였다.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권투를 배웠다.”며 어린 여자친구를 배려했던 니콜라스가 과도하게 질투심을 보이며 여자친구를 의심하고 사사건건 시비를 걸기 시작한 것. 로레나는 이성친구들과는 완전히 연락을 끊고 애인에게 이메일 비밀번호까지 알려줬다. 남자들과는 교류가 없다는 걸 직접 확인하라는 배려(?)였다.
나중엔 휴대폰에 저장된 전화번호와 통화기록까지 남자친구에게 공개했다. 하지만 니콜라스의 병적인 의처증(?)과 질투심은 고쳐지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남자와 함께 서 있었다는 이유로 주먹을 휘둘러 눈에 큰 멍을 남기더니 급기야 지난 3월 1일에는 사소한 일로 언성을 높이다가 여자친구의 얼굴과 몸에 알코올을 뿌리고는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공격을 당한 로레나가 깨어난 건 이틀 뒤인 지난 3일. 로레나는 남자친구가 원장으로 있는 병원의 한 방에 감금돼 있었다. 화상을 입은 곳마다 잔뜩 고름이 나면서 이불이 피부에 붙어 있었다.
남자는 진정제를 투약하면서 1주일간 로레나를 놓어주지 않았다. 남자친구의 엄마가 매일 음식을 가져다 줬다.
평생 갇혀 있을 것 같았던 병원에서 로레나가 빠져나온 건 갑작스런 남자친구의 변심 덕분이다. 니콜라스는 7일 밤 로레나를 찾아와 “이젠 네가 지겹다. 내일 이곳을 나가라. 대신 있었던 일은 절대 말해선 안 된다. 신고를 하면 동생을 살해하겠다.”고 했다.
그리곤 8일 아침 그의 엄마가 로레나를 풀어줬다.
로레나는 곧장 경찰서로 달려가 사건을 신고했다. 경찰은 즉각 니콜라스를 체포했다.
사진=클라린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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