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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태 “이중인격자 배우가 꾸는 꿈” (인터뷰)

작성 2010.04.07 00:00 ㅣ 수정 2010.04.0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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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태의 미소는 꾸밈없이 흐뭇했지만, 무표정은 한겨울밤처럼 스산했다. 영화 ‘봄날은 간다’의 유지태가 이웃집 오빠처럼 친근했다면, ‘올드보이’의 유지태는 가급적 피하고 싶은 차가움이었다.

‘이중인격자’ 같다는 말에 유지태는 예의 그 흐뭇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영화 ‘비밀애’에서 쌍둥이 형제로 1인 2역을 소화한 그는 “배우로서는 칭찬으로 들린다.”고 답했다.

◆ 다음 중, 당신을 설명하는 문장에 ◎표 하시오.

· 나는 이중인격자입니다. ( ◎ )

· 나는 이중인격자가 아닙니다. ( )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네요. 저는 오직 배우로서만 이중인격이거든요.”

스스로를 이중인격자로 인정(?)한 유지태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 배우 유지태는 이중인격이라기보다는 다중인격에 가깝다. 그만큼 연기해낼 수 있는 스펙트럼이 넓다는 이야기다. 이번 ‘비밀애’에서 멜로 연기를 선보인 유지태는 현재 촬영 중인 ‘심야의 FM’에서 극도의 악한을 연기하고 있다. 덕분에 관객들은 올해 2명의 유지태를 함께 만나게 됐다.

“많은 여성분들이 제가 젠틀한 이미지를 가진 배우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봄날은 간다’ 때문일까요? 하지만 박찬욱 감독님은 제 안에 악한 이미지가 공존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비밀애’는 유지태의 장점을 폭발시킨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똑같이 생긴 쌍둥이 형제. 얼굴이 닮은 만큼 다른 성격의 두 남자는 한 여자를 사랑했고, 패륜과 집착으로 얼룩진 사랑은 결국 세 남녀를 파국으로 치닫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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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고 냉소적인 형 진우와 활발하고 장난스런 동생 진호를 동시에 연기한 유지태는 “실제 나와 더 닮은 것은 형 진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기할 때 조금 더 재미있었던 것은 동생 진호였다고 덧붙였다.

“진우는 훨씬 심각하죠. 아내 연이(윤진서 분)를 지켜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니까요. 하지만 진호는 밝고 바람둥이 기질도 살짝 가진 편이라 연기하는 배우까지 신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중인격자’라는 새로운 별명을 마음에 들어 하던 유지태는 갑자기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변했다. ‘배우 유지태’가 아닌 ‘인간 유지태’는 이중인격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 유지태는 일에 있어서나 사랑에 있어서나 아주 진솔하고 정돈된 친구에요. 이 이야기를 꼭 덧붙여주셔야 합니다.” (웃음)

◆ 다음 중, 당신이 원하는 작품에 ◎표 하시오.

· 올해 최고의 흥행작 ( )

·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 ( ◎ )


“흥행작보다는 수작으로 기억될 영화를 하는 것, 배우 유지태의 꿈이자 유지태 감독의 꿈입니다.”

유지태는 고민 없이 답했다. 다수의 영화에서 주연을 맡았고, 3편의 단편영화를 연출한 유지태는 자신은 단 한 번도 흥행의 주역이 되어본 적이 없다며 “‘올드보이’조차 100만 관객을 돌파했을 뿐 엄청난 흥행에 성공한 영화는 아니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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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봄날은 간다’는 엄밀히 말하면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당시 대중성을 강조한 코미디 영화 한 편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었거든요. 하지만 지금 두 편의 영화 중 기억에 남은 영화를 묻는다면, 많은 분들이 ‘봄날은 간다’의 손을 들어주실 걸요.”

영화에는 숫자를 넘어서는 어떤 ‘가치’가 있다고 믿는 유지태는 “더 좋은 작품을 만나기 위해, 더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쉬운 길을 찾아갈 수는 없었다.”고 했다.

“김동원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송환’에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나는 아직도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이 사람의 인생을 변화시킨다고 믿는다.’ 관객의 인생을 바꾸는 연기를 하고, 관객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지금 유지태의 꿈은 ‘좋은 배우’이자 ‘좋은 감독’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배우 겸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롤모델로 삼은 유지태의 미래를 한층 기대하게 만드는, 소박하지만 커다란 꿈이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현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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