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마이더스의 손’
김혜수, 고소영, 차승원, 정우성, 김희애, 수애, 이혜영, 권상우, 고현정, 비 등 국내 내로라하는 톱스타들. 항상 대중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패셔니스트 스타들이란 공통점을 지닌 이들 뒤에는 패션 스타일링의 ‘마이더스 손’ 정윤기가 있다.
’국내 남성 스타일리스트 1호’인 정윤기는 국내 최고의 톱스타들의 패션을 책임지고 있는데 최근에는 장동건 고소영 커플 결혼식의 총 디렉터를 맡고 있어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어떻게 스타를 빛나게 하는지 스타일리스트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정윤기를 직접 만나 들어봤다.
청담동에 위치한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사무실. 들어서는 순간 이쁘게 인테리어 되어 있는 공간 한 가운데 버젓이 놓여있는 큰 거울이 눈에 띈다. ‘마술의 거울’이다. 그 거울 앞에서면 누구든 톱스타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거울 앞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스타들이 스쳐갔을까.
차승원, 정우성, 이정재, 김희애, 수애, 김혜수, 이혜영, 이소라, 김정은, 이미연, 박용하, 송윤아, 설경구, 권상우, 비, 김성수, 황신혜, 고소영, 천정명, 윤은혜, 김선하, 고현정…. 셀수없다. 이들은 정윤기가 스타일링 해준 스타들의 일부다.
“저는 한 스타를 스타일링 해주기 위해 그 스타의 라이프 스타일까지 함께 합니다. 때론 친구처럼 때론 가족처럼 대하기도 하죠. 그래야 그 사람과 어울리는 스타일이 나올 수 있고 더욱 빛을 바랄 수 있죠.”
이들 스타들은 정윤기와 때론 가족같이 때론 친구처럼 많은 부분을 나눈다고 한다. 때문에 정윤기는 스타들의 속속까지 자신있게 알고 있다고.
그간 스타일링 했던 스타들에 대해 정윤기는 “김혜수 씨는 따뜻한 여자로 순순한 마음으로 누군가를 돕는 것을 좋아하며 밝고 용감한 스타이죠. 그리고 사랑이 어울리는 스타죠. 가수 비(정지훈) 씨는 너무 똑똑해서, 그래서 월드 스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희애 씨와 이미연 씨는 의리파로 지적이면서 많은 어드바이스를 해주는 스타죠. 그리고 여성스러워요. 수애 씨는 단아하고 몸매가 가장 이쁜 여배우입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결혼을 앞둔 고소영에 대해서도 “제가 본 스타 중 얼굴이 가장 이쁩니다. 화장을 지워도 이뻐요. 옷도 잘 입는 스타이죠. 자기 일에 있어서도 완벽합니다. ”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정윤기에게 옷은 단순히 보여주는 것도 있지만 한편으로 그 사람의 인격도 보여준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이렇게 스타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알아야 스타일도 어울리게 매치 시킬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고소영 장동건 결혼식의 총 디렉터를 맡고 있는 면에서도 정윤기는 이들의 평소 지켜봤던 두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 “클래식한 결혼식이 될 것 같아요. 두 사람을 위한 축복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스타일이 될 것 같습니다.”라며 조심스레 말을 했다.
평소에도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빠 보이는 정윤기. 1970년 인천 출생으로 1990년대 중반 광고대행사에서 프리랜서 스타일링 일감을 따내 스타들에게 옷을 입히며 스타일리스트로 이름을 알렸다. 1998년 패션 홍보대행사 ‘인트렌드’를 설립해 대표로 활동 중이다. 이쯤 되면 여유를 갖고 일을 해도 될 텐데 그렇지 않다. 정윤기는 아직도 본인이 하고 싶은 일에 열정을 불사르며 쉴새없이 분주하게 일을 하고 있다.
“한 분야에서 16년 동안 열심히 일한 노하우를 평가해줘서 국내 남자 스타일리스트 1호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 같아요. 처음 스타일리스트라는 직업이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 더욱 열심히 뛰어다녔죠. 당시 생각하면 희노애락을 즐기면서 일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 연예인 옷을 챙겨주는, 어찌보면 단순한 허드렛일을 젊은 세대가 선망하는 전문직으로 바꿔놓은 셈이다.
정윤기는 이런 바쁜 와중에도 한 달 평균 30권의 독서와 여행을 즐겨한다. 책도 냈다. ‘All about style (올 어바웃 스타일)’이란 책으로 정윤기 씨가 최고의 스타일리스트가 되기까지의 성공 비결과 그의 24시간 따라잡기, 자신의 스타일링 노하우 등 유명 디자이너들의 흥미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담겨 있다.
“제게 있어 패션은 하나의 라이프, 삶과 같아요. 단순히 입고 보고 즐기는 것이 아닌 느끼고 보여주며 그로인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그런 행복을 위해 앞으로도 열심히 달려갈 것입니다. 그리고 5~6년 후에는 은퇴 하고 싶어요. 후배들에게 많은 교훈을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남고 싶습니다. ”
이렇게 말하는 정윤기의 꿈은 아주 소박했다. 그저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멀티샵이나 지인들과 마음껏 어울릴 수 있는 음식점을 갖고 싶다는 게 그의 꿈이라고.
사진 = 서울신문NTN
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