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시끄러운 응원 도구로 이름을 떨친 ‘부부젤라’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괴롭혔다.
플로리다 말린스 구단은 지난 19일(현지시간)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에서 홈구장 선라이프 스타디움을 찾은 팬들 1만5000명에게 부부젤라를 나눠줬다. 월드컵 열기가 뜨거운 플로리다인 만큼 부부젤라가 팬들의 관심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 구단의 이벤트였다.
이 날 준비된 부부젤라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흔히 쓰이는 것보단 작은 크기였지만 여러 개가 함께 내는 소리는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선수들은 괴로웠다. 부부젤라 소리 때문에 경기에 집중할 수 없었다는 불평이 선수들 사이에 터져 나왔다고 야후 스포츠 ‘빅리그스튜’가 보도했다.
경기 후 말린스의 거포 댄 어글라는 “여기는 축구장이 아니다. 월드컵에서 이렇게 응원하는 건 알고 있지만 이건 야구다.”라며 “우리는 뿔나팔 소리가 아니라 응원하는 사람들의 함성소리를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내내 귀마개를 끼고 있었고 심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빅리그스튜는 전했다.
외야수 코디 로스는 두통까지 느꼈다고 털어놨다. “3회쯤부터 머리가 아파왔다. 벤치에서는 누구의 말도 들을 수가 없었다.”고 고통을 호소한 그는 “팬들이 부부젤라를 즐긴다는 건 알지만 선수로서는 무서운 물건이다.”라고 불평했다.
빅리그스튜는 이 날 경기에 전통적인 레이스의 응원도구인 ‘카우벨’을 가지고 입장하려다가 소음 문제로 제지 받은 한 원정팬의 억울함을 전하며 형평성을 문제 삼기도 했다.
사진=MLB.com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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