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여 년 전 16살의 어린나이로 순장된 소녀 ‘송현이’가 돌아왔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와 국립김해박물관, 창녕군, 고령군이 공동 진행하는 기획특별전 ‘비사벌’에서 1천500년 전 순장된 ‘송현이’의 복원된 모습이 공개된 것.
이번 전시는 가야문화재연구소가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발굴·조사한 창녕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81호)을 토대로 5~6세기 비사벌의 역사와 문화를 살필 수 있도록 기획됐다.
특히 이번 전시는 복원된 순장인골 ‘송현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특별함을 더한다. 발굴당시 금동귀걸이를 착용한 채 잠들어 있던 송현이는 디지털 복원 단계를 거쳐 인체 복원 모형으로 제작됐고 이후 섬세한 복원 작업을 통해 순장 당시의 모습을 되찾았다.
‘송현이’의 등장에 앞서 MBC 특별기획 드라마 ‘김수로’에서는 죽은 자를 위해 산 사람을 함께 생매장 하는 가야의 풍습 순장(殉葬)을 한국 드라마 역사상 처음으로 다뤄 눈길을 끈 바 있다.
극중에서 순장될 위기에 처한 어린 여의(김채린 분)는 죽음을 앞두고 두려움에 떨며 “죽고 싶지 않다. 살려달라”고 애원하며 눈물을 흘렸다. 시청자들은 어린나이에 죽음의 공포를 견디는 안쓰러운 모습에 ‘구명운동’을 벌이며 뜨거운 관심을 내비쳤다.
‘송현이’는 드라마나 영화 속 등장인물이 아니다. 1500년 전 죽음을 맞이한 열여섯 소녀의 재등장은 전시회장을 찾는 이들에게 세월의 흐름을 넘어 숭고한 역사적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이와 관련 가야문화재연구소 측은 “순장은 역사의 뒤켠에 감춰져야 할 이야기가 아닌 하나의 역사다. 그런 의미에서 ‘송현이’의 존재는 특별함을 더한다. 어린 나이에 땅속 깊이 잠들어야 했던 삶과 사연이 현대인들에게 새롭게 해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사진 =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사진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