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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건 왕자’ 사이토, 니혼햄 생중계 입단식

작성 2011.01.17 00:00 ㅣ 수정 2011.01.1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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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선수의 입단식에 무려 8,000명의 팬들이 운집했다. 그리고 현지방송은 무려 5시간 동안 생중계로 이 선수를 집중조명했다. 바로 지난해 연말 일본 신인 드래프트에서 니혼햄 파이터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 사이토 유키다.

2006년 하계 고시엔대회 당시 경기중 손수건으로 땀을 닦는 모습을 보고 ‘손수건 왕자’라는 예칭이 붙여진 사이토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아이돌 스타의 인기는 저리가라할 정도이며 이미 홋카이도 지역의 명물이 된지 오래다. 사이토의 인기 비결은 크게 3가지다.

뛰어난 실력과 겸손하고 예의바른 이미지, 그리고 야구선수로서 갖추지 않아도(?) 될 외모까지. 사이토 때문에 한때 파란색 손수건이 동이 날 정도였다고 하니 그의 인기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사이토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2006년 하계 고시엔대회다. 당시 사이토의 와세다 실업고교는 1980년 이후 26년만에 이 대회 결승에 진출했는데 특히 마운드에서 연일 호투를 펼치던 사이토로 인해 연일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었다.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스타의 탄생에는 그를 보조하는 인물이 있기 마련이다.

당시 와세다 실업고교와 결승전에서 맞붙은 팀은 2년연속 이 대회 패권을 차지했던 도마코마이 고교였다.

결승전에서 사이토와 맞짱을 뜬 선수는 현재 퍼시픽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우뚝선 타나카 마사히로(라쿠텐).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진 결승전은 연장 15회까지 가는 혈투속에 결국 무승부로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

하계 고시엔대회 사상 37년만에 결승전 재경기가 펼쳐진 다음날 사이토는 자진해서 선발로 다시 등판하는 투혼을 발휘하게 된다. 타나카 역시 3회부터 마운드에 올랐는데 결국 9회초 마지막 타자 타나카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사이토의 와세대 실업고교가 4-3으로 승리하며 고시엔 패권을 가져간다.

이 대회에서 사이토는 결승전 두경기 연속 선발을 포함해 무려 69이닝 948개의 투구수를 기록(역대 1위)하며 철완을 과시했는데 결승전 시청률이 무려 29.1%(NHK)가 나온 이유의 상당부분을 차지한게 바로 사이토의 호투덕분이다.

준준결승전부터 결승전 재경기까지 4일동안에만 무려 42이닝을 혼자서 던진 사이토를 언론에서 그냥 놔주지 않았던 것은 당연한 수순. 대회가 끝난후 언론들은 사이토를 가리켜 ‘철의 어깨를 가진 투수인가?’라며 그의 연투능력에 놀라움을 넘어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곳이 많았다.

아이러니 한점은 고교졸업 후 와세다 대학에 진학해서도 그의 연투능력은 전혀 변함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프로 루키로서의 사이토는 인기에 비해 실력은 많은 곳에서 물음표 투성이다. 고교 졸업후 곧바로 프로에 데뷔한 마에다 켄타와 타나카 마사히로는 이미 팀을 넘어 각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했다.

하지만 사이토는 올 시즌 당장 니혼햄의 선발 한자리를 차지한다는 보장이 없다. 특히 입단 첫해에 11승을 거둔 타나카와 비교하면 지금 사이토의 기량이 훨씬 뒤쳐진다는 평가다.

노무라 카츠야(전 라쿠텐 감독)를 위시한 일부 전문가들은 사이토의 기량이 더 이상 발전을 기대할수 없다는 말까지 하며 혹평했을 정도다. 대학 1학년때까지만 해도 대학리그에서 나름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고학년으로 갈수록 별다른 실적이 없고 각종 대회에서 그가 받았던 대부분의 상이 ‘팬 투표에 의한 MVP’라 올해 프로무대에 뛰어든 선수들 가운데 최고 선수라고 불리기에도 민망하다.

사이토를 냉정히 평가했을때 마에다와 타나카는 차치하더라도 올해 같이 프로무대에 뛰어든 오오이시 타츠야(세이부) 사와무라 히로카즈(요미우리)보다 낫다고 볼수 없다. 오오이시는 사이토와 같은 와세다 대학 출신이지만 벌써부터 뒷문이 불안한 세이부의 마무리를 맡을 적임자라는 평가를 듣고 있을 정도다.

야구선수에게 실력 못지 않게 뛰어난 외모는 분명 플러스 요인이다. 그것은 구단의 홍보역할을 자연스럽게 해주는 것은 물론 그와 관련한 마케팅적인 외부적 이익 역시 기대할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일본이 떠들썩할만큼 센세이션을 몰고온 사이토에 대한 시선이 실력보다 외모때문이면 곤란하다. 사이토가 니혼햄 유니폼을 입은지 얼마 후 일본의 한 신문은 올 시즌 사이토가 제대로된 활약을 하게 된다면 52억엔의 경제효과가 있을거란 웃지 못할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사이토는 분명 훌륭한 선수가 맞다. 하지만 지금 일으키고 있는 그에 대한 기대는 실력에 더해져서 매우 부풀려져 있는것도 사실이다. 거품은 아니지만 실력 외에 덧칠해져 있는게 많다는 의미다.

과연 사이토는 일본 중년여성들의 절대적인 사랑만큼이나 올 시즌 뛰어난 성적을 올릴수 있을까.

실력과 인기라는 두마리 토끼잡이의 성공유무는 사이토 하기 나름이지만 야구가 지닌 본질적인 의미를 감안하면 이해하기 힘든 측면도 분명히 있다. 한때 ‘사이토 세대’라는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물론 지금도 이 표현을 사용하는 곳이 많지만 사이토 세대라는 말이 공식적으로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우선 마에다와 타나카부터 넘어서야 한다. 아마 시절의 명성이 프로의 바로미터가 될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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