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일본통신] 미국 간 ‘너클 공주’ 요시다 에리 첫 승

작성 2011.08.12 00:00 ㅣ 수정 2011.08.1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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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여자 프로야구 선수인 요시다 에리(19)가 미국 진출 후 첫 승을 거뒀다.

작년에 이어 올 시즌에도 미국 독립리그(애리조나 윈터 리그)에서 뛰고 있는 요시다는 9일 하와이의 마위 섬에서 열린 경기에서 5이닝 1실점(4피안타 1탈삼진)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요시다의 이번 승리는 이 리그에서 여성으로서는 1998년 아이라 보라즈에 이어 2번째다. 가히 금녀의 벽을 뚫었다고 할만한 역사적인 사건이 아닐수 없다.

요시다가 미국으로 건너갈 때만 해도 부정적인 여론이 대세였다.

남자도 아닌 여자, 그것도 간사이 독립리그(고베 나인 크루즈) 시절 뚜렷한 성적을 올리지 못했던 그녀의 미래가 불확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시다는 ‘소시민은 도전하는 자를 비웃는다’ 는 노모 히데오의 명언처럼 자신을 바라보던 어긋난 시선을 되돌려 놓으며 자신이 목표로 내건 첫번째 꿈을 실현 시켰다. 요시다의 최종 꿈은 일본프로야구 즉, NPB(일본야구기구)에 속해 있는 현 일본 프로야구팀에 입단 하는 것이다.

요시다는 올 시즌이 시작될때만 해도 발목 부상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첫 승을 올린 경기에서도 발목 통증을 참아가며 마운드에 올랐는데 이날 던진 투구의 약 80%가 자신의 주무기인 너클 볼이었다고 한다. 경기 후 요시다는 자신의 블로그에 ‘정말로 기쁩니다. 독립 리그에 와서 어떻게 해서든 1승을 하고 싶었는데 드디어 내 꿈의 첫번째 목표가 실현됐습니다’라며 승리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요시다는 일본야구리그에서 여성으로서는 스즈키 케이코 이후 남자들과 함께 플레이하는 유일한 선수였다. 2009년엔 일본 간사이 독립리그에서 0승 2패 평균자책점 4.63의 성적을 남기기도 했다.

키 155cm의 아담한 체구를 가진 요시다가 화제를 모았던 것은 ‘금녀의 벽’에 도전하는 그녀의 의지 뿐만 아니라 흔치 않은 ‘너클볼’을 던지는 투수로 알려 지면서부터다.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야구를 시작한 그녀는 나카가와니시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주전 1루수로 활약하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부터는 부친의 권유로 투수로 전향했다.

우완 언더핸드 투수인 요시다는 비록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은 100km 초반대에 불과하지만 독특한 그립으로 잡고 던지는 너클볼이 주무기다. 요시다는 남자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골몰하던 중 메이저리그 팀 웨이크필드(보스턴)의 투구를 보면서 너클볼에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등학교 시절 자신의 집 지하 연습장에서 웨이크필드식의 너클볼을 연마했는데, 웨이크필드처럼 새끼손가락을 제외한 네개의 손가락으로만 그립을 잡고 던지는 그녀의 너클볼은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다.

요시다의 너클볼 구속은 평균 70km대로 너클볼이 가진 특성인 무회전과 더불어 흔들리면서 떨어지는 강점을 지녔다. 그녀가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것은 너클볼 뿐만이 아니다. 그녀의 포심 패스트볼은 논란많은 ‘자이로볼’ 이라며 일본언론에서 특종으로 기사를 내보냈을 정도다.

그녀가 던지는 포심 패스트볼은 여타의 속구와는 전혀 다른 궤적을 그리며 날아간다. 미국 진출 전, 특별프로그램에서 일본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중 한명인 후루타 아츠야(현 일본프로야구선수회 회장)가 그녀의 공을 받아봤고 실제로 타석에 서서 그녀와 대결하는 장면에서 초고속 카메라를 통해 공의 궤적이 알려졌다.

그녀가 던지는 자이로볼은 볼이 회전하는 축이 공이 진행하는 방향과 직각 형태를 띠며 날아갔다. 그녀가 던지는 대부분의 포심 패스트볼은 이런식의 궤적이었다.

요시다가 던지는 포심 패스트볼이 정말로 ‘마구’ 라고 불리는 자이로볼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증명된바는 없다.

자이로볼은 몇년전 마쓰자카 다이스케(보스턴)를 통해 세간의 집중 관심을 받았는데 아직은 정확히 입증하기가 힘든 구종이다. 자이로 회전을 일으키며 떨어진다는 이 구종은 그러나 마쓰자카가 일본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라고 밝히면서 이와 관련된 발언은 더 이상 언급되지 않고 있다.

마쓰자카가 투구시 중지손가락 첫째 마디를 실밥에 걸리게해서 던졌던 이 공은 이후 똑같은 형태의 자이로볼은 구경할수가 없었다. 특정구종이 개발됐다면 계속해서 이러한 공을 보여줘야 하는데 마쓰자카의 이 공은 많은 논란만 일으키고 지금은 사라진 상태다. 실체가 없다는 편이 맞는 표현일지도 모른다.

여자라는 이유로 인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요시다는 그러나, 아직도 헤쳐 나가야할 길이 너무나 많다.

무엇보다 구종이 단조롭고, 지금과 같은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최고 100km대)으로는 자신의 최종 꿈인 일본프로야구 팀 입단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힘과 체격 그리고 운동신경 자체가 남자들과는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뛰고 있는 열정만큼은 높이살만 하다. 요시다가 처음 등장 했을때만 해도 마케팅 차원에서의 홍보대상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러한 의구심을 갖는 일본의 야구팬은 없다.

오히려 ‘잠수함 너클볼러’라는 특징을 살려 멋진 여자 야구선수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 그리고 그녀가 자신의 꿈을 이룰때까지 지켜보겠다는 팬들이 더 많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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