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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통신] ‘포스트 이치로’ 아오키의 메이저리그 도전기

작성 2012.06.15 00:00 ㅣ 수정 2012.06.1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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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일본을 떠나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아오키 노리치카(30. 밀워키)는 ‘제2의 이치로’로 불렸던 선수다. 이치로가 7년연속 타율왕을 기록하며 일본야구를 평정, 2000년 시애틀 매리너스로 이적 할때 계약금 500만 달러(한화 60억원) 포함, 3년간 총 1,400만 달러(한화 168억원)를 받았다. 일본 최고 타자에 대한 섭섭치 않은 대우다.

지금이야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치로의 모습을 감안하면 이러한 계약이 당연한 것이지만 그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이치로의 성공유무가 불확실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치로는 특유의 ‘시계추 타법’을 버리는 모험을 감수하며 메이저리그에서 살아 남았다.

이치로가 일본을 떠난 후 ‘포스트 이치로’ 찾기에 골몰하던 일본 야구계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아오키 노리치카란 교타자가 등장한다. 물론 아오키는 이치로에 비해 장타력은 떨어졌지만 정교함과 안타 생산 능력, 그리고 수비와 빠른 발은 일맥상통 면이 많았다. 아오키는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한 시즌 200안타를 두차례(2005, 2010)나 기록한 유일한 선수다. 이것은 이치로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으로 그에게 ‘안타 제조기’란 별명이 자연스러웠던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아오키는 KIA 타이거즈의 전지훈련 장소로 유명한 미야자키 휴가시 출신이다.

명문 와세다 대학을 졸업하고 2003년 드래프트 4순위로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은 아오키는 2005년 타율(.344)과 최다 안타(202) 부문 1위를 기록하며 신인왕을 수상했다. 당시 아오키가 쳐낸 202개의 안타는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1994년 이치로(204개) 이은 두번째 200안타 기록이며 이후 3년연속 190개 이상의 안타는 이치로도 기록하지 못한 안타개수다.

아오키가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언급한 것은 2006 시즌이 끝난 후였다.

자신이 마음속으로 숨겨왔던 본심을 드러낸 것. 하지만 당시 아오키는 불과 프로데뷔 3년차에 불과했고 당장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기 보다는 미래에 대한 꿈 정도로 인식한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야쿠르트 구단은 아오키는 분명 팀에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선수였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 역시 공존해 있었다. FA(자유계약 선수) 자격을 갖추게 되면 부자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나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같은 팀에 아오키를 뺏길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쿠르트는 아오키가 FA 자격조건을 갖추기 훨씬 이전인 2008년 ‘10년-40억엔(580억원)’이란 천문학적인 계약 조건을 제시했었다. 당시 26살에 불과했던 아오키의 나이를 감안하면 파격적인 조건이다.

하지만 아오키는 구단의 이러한 제안을 거절했다. 당시 아오키의 연봉이 2억 2천만엔 정도였다는 걸 생각하면 야쿠르트 구단이 생각하는 아오키에 대한 기대치는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분명 이때부터 아오키는 훗날 FA 자격을 획득하더라도 일본내 부자 구단으로의 이적보다는 메이저리그 진출이란 꿈을 간직하고 있었다. 돈이 문제가 아닌 꿈을 쫓은 것이다.

아오키가 얼만큼 메이저리그 진출을 가슴에 품고 살았냐면 지금은 그의 부인이 된 오타케 사치를 보면 알수 있다.

오타케는 전 텔레비젼 도쿄 아나운서 출신으로 미모의 재원이다.

영어에도 능통해 훗날 아오키가 미국 진출시 도움이 될것으로 판단했는데 당시 일본에서 아오키가 오타케를 선택(?)한 것이 언어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란 웃지 못할 소문이 있었을 정도다.

지난해 말 밀워키가 아오키에게 포스팅 시스템(공개입찰)을 통해 제시한 입찰 금액은 250만달러, 그리고 아오키의 연봉은 겨우 125만달러에 불과하다. 엔화로 따지면 1억엔(9630만엔)이 채 되지 않는 금액이다.

아오키가 지난해 야쿠르트에서 받은 연봉이 3억 3천만엔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3도 되지 않는 금액이다. 그냥 일본에서 선수생활을 지속했더라면 엄청난 돈을 벌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돈 보다는 꿈을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아오키의 선택은 결코 쉽게 결정 할수 있는게 아니다. 프로는 곧 돈이란 귀결점으로 인식돼 있지만 그것을 포기하고 더 큰 물에서 뛰고자 하는 ‘도전 정신’ 그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받을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아오키가 생각보다 낮은 연봉을 받은 것은 이전에 먼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니시오카 츠요시(미네소타) 때문이다.

물론 부상도 있었지만 니시오카는 일본에서 보여줬던 기량에 비해 훨씬 못미쳤고 그것이 곧 미국에서 바라보는 일본인 타자에 대한 시선이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통산 타율 .329의 아오키가 .293의 니시오카보다 결코 뒤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평가가 박했던 것도 이때문이다.


올 시즌 아오키는 비록 레귤러 멤버는 아니지만 타율 .298 3홈런 9타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금과 같은 모습이라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이치로 이후 미국에서 에버리지 타자의 맥이 끊겼던 일본인 선수에 대한 평가도 아오키를 통해 다시 재조명 될수 있다는 점에서 아오키의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그의 ‘도전 정신’ 역시 높이 평가 받아야 한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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