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치즈가 3600년 이상 된 미라의 가슴에서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USA투데이 등 해외언론의 27일자 보도에 따르면, 이 ‘중국산 치즈’는 BC(기원전) 1615년경에 만들어졌으며,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치즈보다 훨씬 이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치즈를 ‘품고 있던’ 미라는 1930년대에 타클라마칸 사막 지역에서 발견했는데, 사막의 건조한 날씨와 염분이 포함된 토양이 치즈와 미라의 부패를 막고 오랫동안 보존될 수 있게 도왔다.
미라의 무덤에서는 다른 식물의 씨앗 및 동물의 조직이 발견됐으며, 이를 보아 BC 1450~1650 년대의 것으로 추정된다.
이 미라의 가슴과 목 부위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부스러기가 발견됐는데, 분석 결과 이는 단백질과 지방을 함유하고 있는 치즈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연구한 독일 최고의 연구소인 막스 플랑크 분자생물학 연구소 측은 왜 당시 사람들이 시신을 매장할 때 치즈를 함께 묻었는지는 아직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지만, 망자의 사후세계를 위한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팀은 이 치즈가 우유와 이스트를 섞어 만들어졌으며, 현대의 케피어(우유를 발효시킨 음료), 코티지치즈와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제조한 치즈는 만들기 쉽고 제조비용이 낮기 때문에 유목민이 많았던 아시아에서 즐겨 먹는 식품이었으며, 특히 케피어와 케피어치즈는 락토오스(젖당)가 낮아, 체질에 락토오스가 잘 맞지 않는 아시아인에게 쉽게 적응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폴란드에서는 치즈를 만들 때 사용했던 7000년 전 여과기 조각이, 덴마크에서는 5000년 전 주전자 등이 발견된 바 있지만 직접적으로 치즈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막스 플랑크 연구소는 이것이 ‘세계 최고(最古) 치즈’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요크대학의 한 생물학자는 “이번에 발견된 것이 레닛(우유를 치즈로 만들 때 사용하는 응고 효소)이 아니라 케피어로 만들어졌으며, 여기에 함유된 단백질이 가설을 입증하기에 너무 많이 부패돼 있기 때문에 더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고고학 저널’(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에 실릴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