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상식을 뒤집는 이 연구는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와 유럽우주기구(ESA)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 남서연구소(Southwest Research Institute)가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일반적으로 행성이 먼저 생성된 후 천체 충돌 등 다양한 원인으로 그 주위를 도는 달이 생긴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토성의 달인 타이탄 역시 이같은 과정을 밟았을 것으로 추정됐었다.
이번에 연구팀이 이같은 정설을 뒤집은 증거는 바로 타이탄의 대기다. 타이탄은 특이하게도 질소가 대기의 주성분을 이루고 있는 태양계에서 지구와 가장 닮은 천체다.
연구팀이 분석한 것은 타이탄의 질소가 토성 생성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 결과적으로 타이탄은 토성이 생성되기 이전부터 존재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연구를 이끈 캐슬린 맨트 박사는 “타이탄의 대기 질소는 오르트 구름(Oort cloud) 속 고대 혜성과 매우 유사하다” 면서 “타이탄 역시 이같은 혜성들과 함께 생성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르트 구름은 태양계를 껍질처럼 둘러싸고 있는 가장 바깥지역으로 핼리혜성 등 수많은 혜성들이 이곳에서 만들어진다고 추측된다.
맨트 박사는 특히 “타이탄의 대기 성분이 원시지구의 대기와 매우 유사해 지구 생명 탄생의 비밀을 풀어 줄 열쇠”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름 5150km로 태양계에서 두번째로 큰 위성 타이탄은 지구를 제외하고 표면에 메탄과 에탄으로 이루어진 바다를 가진 유일한 천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