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의 15일자 기사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음란 동영상과 영국의 유명 자동차 관련 프로그램인 ‘탑 기어’, 모바일 게임인 ‘앵그리 버드’ 등을 가장 많이 다운로드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인터넷 분석업체인 ‘스캔 아이’(Scan Eye)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저를 확보하고 있는 비트토렌트(BitTorrent)의 파일 공유 및 다운로드 성향을 분석한 것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IP주소가 평양으로 인식되는 파일 다운로드 내역 총 178건 중 일본과 미국에서 제작된 음란 동영상과 ‘앵그리 버드’를 포함한 컴퓨터 게임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비 라덴과 관련한 검색과 미국 HBO채널의 다큐멘터리 등도 다운로드 내역에서 확인됏다.
분석에 쓰인 인터넷프로토콜(IP) 주소의 등록지는 보통강구역 류경동(Ryugyong-dong Potong-gang District)이다. 이곳은 지난 해 초 북한이 3·20 사이버테러에 사용한 IP 주소 등록지로 국내에서도 다소 친숙한 곳이다.
세계 최대 공유 프로그램 토렌토의 통계를 내는 블로그 토렌트프리크(TorrentFreak blog)의 에디터인 데르네스토 반 데르 사르는 텔레그래프와 한 인터뷰에서 “IP주소를 속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어느 누구도 북한의 트래픽 경로를 설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분석에 사용된 IP주소는 북한에 등록된 것이며, 북한에서는 월드와이드웹(WWW)이 아닌 인트라넷인 광명넷을 대부분 이용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북한전문인터넷사이트인 ‘노스코리아테크’의 대표 마틴 윌리엄스는 이번 분석 결과와 관련해 “분석이 사실이라면 해당 프로그램들은 평양 주민이 아닌 평양 내 외국인들, 특히 여행객들이 다운로드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