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 대학 연구팀이 인간의 뇌신경을 자극해 아예 배고픔을 덜 느끼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있다. 그간 학계에서는 만병의 근원이라는 비만을 다스리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이는 사업으로도 연결돼 큰 시장을 창출하기도 했다. 그중에는 소장 일부를 잘라내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비만대사 수술 등이 극단적인 방법 중 하나.
그러나 이번 미니애폴리스 대학 연구팀의 방식은 외과수술이 불러오는 위험 부담에서 멀찌감치 벗어나 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바로 미주신경(vagus nerve). 내장기관 등에 폭넓게 분포하고 있는 미주신경은 인간의 포만감과 관련된 정보를 뇌로 전달한다.
따라서 이 미주신경을 조종해 배고픔이라는 느낌을 둔화시키는 것이 포인트로 연구팀은 전극으로 이를 차단하는 장치를 개발해 실험에 들어갔다. 먼저 연구팀은 체질량지수(BMI) 35-45사이의 비만인 162명에게 미주신경을 차단하는 장치를 신체에 삽입했다. 또한 같은 조건의 77명에게는 영향이 없는 가짜 장치를 삽입했다.
별도의 체중관리 프로그램과 함께 실험이 시작된 12개월 후 이들의 체중은 어떻게 변했을까?
먼저 이 장치를 장착한 피실험자들은 과체중 중 평균 24%를 빼는데 성공했다. 이를 자세히 보면 피실험자 중 52%는 약 1/5을, 38%는 1/4의 과체중 살을 뺐다. 그러나 가짜 장치를 단 피실험자들도 평균 16%의 체중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미국 의학협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을 통해 “아직 만족할 만한 수치를 보인 것은 아니나 분명히 일정 부분 효과가 있다는 것은 입증됐다” 면서 “보다 효과적이고 안정적으로 비만을 다스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