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루세나에서 경찰이 당나귀 사망사건의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당나귀의 사인이 용의자(?)의 몸무게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면 체포해 처벌을 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최근 루세나에는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마굿간이 설치됐다. 실감나게 제작된 마굿간에는 당나귀들이 투입됐다. '플라테로'라는 이름의 당나귀도 마굿간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투입된 당나귀 중 1마리였다.
튼튼했던 플라테로는 그러나 마굿간에 들어간 뒤 갑자기 힘이 빠진 듯했다. 기력이 완전히 떨어진 듯 서 있는 것조차 힘들어보였다. 그런 당나귀를 이상하게 여긴 시민들은 "당나귀가 아픈 것 같다. 검진이 필요하다"고 당국에 신고했다.
당국은 플라테로를 급히 동물병원으로 옮겨 건강검진을 받게 했지만 당나귀는 결국을 숨을 거뒀다.
당나귀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동물보호단체들과 시민들은 일제히 한 남자를 용의자(?)으로 지목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남자는 플라테로가 죽기 이틀 전 마굿간에 슬쩍 들어가 당나귀를 타고 놀았다. 좁은 마굿간에서 달려보자는 듯 두 다리로 당나귀의 배를 힘껏 조이기도 했다.
남자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건 보통을 넘는 그의 덩치 때문이다. 시민들은 "남자가 최소한 150kg는 나가는 거구였다"며 "당나귀가 죽은 건 거구의 남자가 올라탔기 때문"이라고 제보했다.
경찰은 "당나귀를 부검해 죽음이 남자의 몸무게와 연관돼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라며 "남자에게 책임이 있다면 반드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엘문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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