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맛의 레드와인과 상큼한 맛의 화이트와인은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주류다. 특히 화이트와인은 레드와인보다 톡 쏘는 맛과 단 맛이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두 와인은 껍질과 씨를 분리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점이 있으며, 화이트와인은 일반적으로 청포도를, 레드와인은 적포도를 이용한다.
이탈리아의 와인아카데미이자 농업전문기관인 에드먼드 마크 재단이 유명 화이트와인 품종인 샤르도네(Chardonnay), 리슬링(Riesling), 쇼비뇽 블랑(Sauvignon Blanc) 등의 성분을 정밀 분석한 결과, 여기에서 레드와인을 붉게 보이게 하는 색소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색소는 ‘안토시아닌’이라고 부르며, 블랙베리나 라즈베리 등 적자색을 띤 과일이나 식물에 다량 함유돼 붉은 색상을 표현한다.
지금까지 전문가들은 화이트와인을 만드는 위의 품종들에는 안토시아닌이 전혀 함유돼 있지 않다고 여겨왔지만, 이번 연구 결과 화이트와인의 주재료인 청포도에도 안토시아닌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청포도로 만드는 화이트와인이 가끔 분홍색 또는 장밋빛을 띠는 ‘핑크 와인’으로 출시되기도 하는데, 이는 제작 과정에서 특별한 화학성분이 추가된 것이 아니라 청포도에 든 안토시아닌 성분 때문이라는 사실도 처음으로 밝혀졌다.
청포도 속 안토시아닌 양은 적포도에 비해 극소량에 불과하지만 색소 성분인 안토시아닌이 없다고 볼 수 없으며, 연구진은 이 같은 사실을 들어 “완벽한 화이트와인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연구진은 “화이트와인을 만드는 샤르도네나 리슬링, 쇼비농 블랑 등에도 안토시아닌이 소량 포함돼 있다. 화이트와인과 레드와인을 섞은 듯한 핑크빛 와인은 청포도에 든 안토시아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