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일반

‘장애인 출입로’ 에 신호등 우뚝...황당한 탁상행정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장애인을 위해 설치한 램프의 중앙에 걸림돌이 고정돼 있다는 게 말이 될까?

상식적으론 이해하기 힘든 황당한 일이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실제로 벌어졌다.

카바이토라는 지역의 주민단체 '공공장소지키미'는 최근 한 장의 사진과 함께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는 "바예와 센테네라 사거리에 설치된 장애인 램프를 고발한다"며 현장사진을 첨부해 보냈다.

사진을 보면 사거리엔 휠체어 사용자를 위한 램프가 설치돼 있다. 문제는 램프 중앙에 우뚝 서 있는 신호등이다. 기껏 장애인 램프를 만들었지만 경사로 중간에 신호등이 버티고 서 있어 휠체어의 진입은 불가능하다. 제보자는 "장애인을 골려주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이런 공사를 했을 리 없다"며 조치를 취해달라고 호소했다.


단체는 황당한 공사가 진행된 경위를 알아봤다. 부에노스 아이레스기 주변 일대의 보도블록 공사를 한 건 수개월 전이었다. 시는 깨진 보드블록을 걷어내고 새단장을 하면서 사거리에는 장애인 램프를 설치했다.

황당한 일은 이 과정에서 벌어졌다. 신호등이 세워져 있는 사실을 깜빡한 시가 램프를 설치하라는 지시를 내리고 만 것. 공사를 진행한 하도급업체는 문제를 제기해야 했지만 설계대로(?) 공사를 진행했다. 신호등이 진입을 가로막은 장애인 램프는 이렇게 완성됐다.

주민단체 '공공장소지키미'의 변호사 알레한드라 지오르다노(여)는 "주민을 놀리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면 이런 공사는 불가능했다."며 "시와 하도급업체를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 결과 보도블록 공사도 엉망이었다. 공사한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블록들이 깨져나가 노인과 아이들이 길을 걷다 걸려 넘어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주민단체는 "공사를 기획하고 진행한 공무원이 누구인지 밝혀내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시는 "설치돼 있던 램프에 신호등을 세운 게 아니라 신호등이 서 있던 곳에 램프를 설치하다 보니 빚어진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사진=나시온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서울EN 연예 핫이슈
추천! 인기기사
  • “사망자 30만명 예상”…日 사흘간 지진 300회, ‘7월
  • 러시아군의 잔혹함 어디까지…포로 몸에 새겨진 충격적 문구 내
  • (영상) 결국 지옥문 열렸다…주고받는 미사일로 초토화 된 이
  • (영상) 아파트도 뚫렸다…영화 같은 ‘이란 공격작전’ 상세
  • (영상) “다른 남자에게 성폭행당해 임신한 여친, 용서 못
  • (영상) 외계인이 쓰는 물건인가…하늘 둥둥 떠다니는 금속 구
  • “토끼 보러 갈래?” 中 7세 성폭행 살해범, 사형 처해져
  • 나라 망신…한국 50대 男, 필리핀 13세 소녀 임신시키고
  • 이스라엘 과학 자존심 ‘화르르’…바이츠만 연구소 이란 공습에
  • (영상) 트럼프, 뒤통수 맞았나…사정없이 내리꽂히는 이란 미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김성수 · 편집인 : 김태균
    •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