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생명을 탄생시킨 초기의 세포들이 달에까지 날아가 땅 속에 묻혀 있을 수 있다는 놀라운 가설이 영국 과학자들에 의해 제기되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생명의 기원이 달의 고대 용암류 아래 묻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세포 분자가 달에까지 날아간 것은 후기 소행성 대포격 시대에 지구 물질들이 우주 공간으로 방출되면서 그 일부가 달에 안착했을 거라는 추론에 근거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화성의 암석이 지구에서 발견되는 사례에 비추어보았을 때 충분한 개연성이 있는 가설로 평가받고 있다.
"지구와는 달리 달은 지질학적으로 지난 수십억 년 동안 동면 상태에 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생명체 기원의 증거물들이 손상되지 않은 채 보존되고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라고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리처드 매튜먼 교수가 밝혔다.
지구상에 생명이 출현한 것은 약 40억 년 전이다. 그러나 지구의 지질학적 기록을 추적할 수 있는 것은 38억 년에 불과하다. 그 이전에 출현했던 세포와 유기분자들은 이른바 판구조론이 말하는 지각이 형성, 이동하는 과정에서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과학자들이 그 사라진 생명 기원들을 찾고 있는 것은 유기분자가 어떻게 하여 생명으로 진화해갔는가를 알려주는 결정적인 단서들이 그 속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4월, 과학자들은 미생물 화석이 포함된 암석을 우주로 발사해 월면에 충돌하는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 손상되지 않은 완벽한 화석은 없었지만, 복구 가능성이 높아 과학자들에게 여전히 희망을 안겨주었다.
어쨌든 최근의 연구는 이러한 미생물 화석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에 이르렀으며, 과학자들은 그 화석들이 달에서 얼마나 오래 보존될 수 있는가를 밝히기 위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달의 용암류가 그러한 화석을 오래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매튜먼 교수는 밝혔다. 임페리얼 칼리지 연구진은 달 표면의 토양 성분과 비슷한 광물질인 JCS-1을 첨가해서, 단순한 형태의 유기 화합물과 복합 탄수화물 중합체를 진공 속에서 700°C까지 가열해보았다. JCS-1이 없을 경우에는 유기물질들이 파괴되었지만, JCS-1을 첨가했을 때는 고열에서도 파괴되지 않는다는 실험 결과를 얻었다.
어쨌든 지금까지 달에서 지구 운석을 발견한 사례는 없다. 그러나 달의 응고된 용암류 아래에서 지구 운석을 발견할 수만 있다면 최초의 생명체 존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매튜먼 교수는 자신감을 표한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