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보다

아주 옛날, 지구에는 철(鐵)로 된 비(雨)가 내렸다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카카오톡 공유 네이버블로그 공유
확대보기
▲ 초기 지구의 모습 상상도.
NASA


40억 년 전쯤 초기의 지구에는 철(鐵)로 된 비(雨)가 내렸다고 미국의 과학자들이 주장했다.

미 하버드대와 샌디아 국립연구소 등 공동 연구팀은 철이 기화되는 온도인 기화점을 다시 분석함으로써 초기 지구에 내린 비에는 철이 들어있었던 것을 실험을 통해 재현해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뉴멕시코주(州) 앨버커키에 있는 샌디아 국립연구소의 ‘Z머신’을 사용했다. Z머신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방사선을 발생할 수 있는 장치로, 인위적인 초고온·초고압 상태를 만들 수 있는데 핵융합 원리를 규명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인다.

확대보기
▲ 샌디아 국립연구소의 ‘Z머신’.
랜디 몬토야


연구팀은 철 표본을 기화하기 위한 환경 조성을 위해 면적 5㎟, 두께 200㎛의 알루미늄판을 만들었다. 이어 Z머신을 사용해 489~632GPa(기가파스칼)의 압력을 가진 충격파를 발생시켰다. 이후 충격 압력 507GPa에 달하자 철이 기화되는 현상을 보였다.

이는 기존 이론으로 생각됐던 887GPa보다 훨씬 낮은 수치로, 지구가 형성되던 시기의 후반에는 이런 조건을 쉽게 달성했을 것이라는 게 연구팀의 생각이다.

연구를 이끈 리처드 클라우스 하버드대 박사는 “행성 학자들은 철이 기화되기 어렵다고 여겨 왔으므로 기화가 지구와 그 핵이 형성되는 동안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이번 실험으로 당시에 철이 매우 기화되기 쉬운 환경이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확대보기
▲ “달에 철이 많지 않은 이유는 달의 중력이 철로 된 비를 잡을 만큼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
NASA


지구는 41억 년 전부터 38억 년 전까지 소행성들로부터 폭격을 받았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 시기를 후기운석대충돌기(LHB)라고 한다. 이때 발생한 충격파로 기화된 철이 다시 식으면서 비처럼 내려 아직 굳지 않았던 지구 맨틀에 골고루 섞였을 것이라고 클라우스 박사는 말했다.


반면 지구와 달리 달에 철이 많지 않은 이유는 달의 중력이 철로 된 비를 잡을 만큼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 온라인판 2일 자에 게재됐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TWIG 연예/이슈/라이프

추천! 인기기사
  • 지옥 그 자체…여성 약 200명 강간당한 뒤 산 채로 불태워
  • 멀리 지구가…美 극비 우주선 X-37B 촬영한 첫 이미지 공
  • “옆자리에 ‘죽은 사람’이 앉았어요”…4시간 함께 비행기 탄
  • 손 잘린 시신 9구, 고속도로에서 발견…“카르텔 조직의 ‘보
  • 우크라, 결국 트럼프에 ‘백기’…“젤렌스키, 광물협정 서명한
  • (영상) 클럽서 춤추고 돈 뿌리고…트럼프 ‘가자 홍보’에 비
  • “푸틴이 보낸 암살단, 코앞에서 간신히 피해”…젤렌스키 폭로
  • ‘2032년 소행성 추락’ 예상 지역 리스트 공개…한국 포함
  • “젤렌스키, 美 장관에게 ‘분노의 고함’ 질렀다”…살벌했던
  • (영상) 트럼프 다리, 왜 이래?…휜 다리로 절뚝거리는 모습
  • 나우뉴스 CI
    • 광화문 사옥: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24 (태평로1가 25) , 강남 사옥: 서울시 서초구 양재대로2길 22-16 (우면동 782)
      등록번호 : 서울 아01181  |  등록(발행)일자 : 2010.03.23  |  발행인 : 김성수 · 편집인 : 김태균
    •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Tel (02)2000-9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