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십 년간 과학자들은 수천 개에 달하는 외계 행성들을 밝혀냈다. 하지만 그 중 극히 일부만이 직접 관측으로 발견되거나 확인된 것이다. 별 옆에 있는 행성은 너무 작은 크기여서 지금 인류가 가진 가장 강력한 망원경으로도 식별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것은 마치 서치라이트 옆에 있는 반딧불의 사진을 찍는 것 같은 일이다.
대신 과학자들은 별의 움직임이 행성 때문에 흔들리거나, 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 주기적으로 별빛의 강도가 약해지는 것 같은 방법을 이용해서 외계 행성의 존재를 증명해왔다. 하지만 천문학자들의 목표는 역시 직접 외계 행성을 관측해서 그 특징을 연구하는 것이다. 직접 망원경으로 보는 것만큼 확실한 건 없기 때문이다.
직접 외계 행성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으려면 아주 강력한 망원경 이외에 여러 가지 조건들이 딱 맞아야 가능하다. 우선 외계 행성이 별에서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위치에 있어야 한다. 물론 외계 행성이 크면 클수록 직접 촬영이 쉬운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리고 지구에서 보이는 각도와 위치가 촬영에 최적이어야 한다.
이런 외계 행성은 사실 몇 개 없는데, 그중에서 유명한 것은 'HR8799'라는 별 주변의 외계 행성이다. 지구에서 130광년 정도 떨어진 이 별은 생긴 지 3000만 년 정도 된 젊은 별로 태양보다 1.5배 무겁고 4.9배 정도 밝다. 그리고 주변에 목성보다 훨씬 큰 행성 4개를 거느리고 있다.
행성의 질량은 목성의 5~7배 사이이며, 공전 궤도는 지구-태양 거리의 15배에서 68배 사이이다. 공전 주기는 가장 안쪽 행성이 45년, 가장 먼 행성이 460년이다. 이는 마치 태양계 행성들의 빅 사이즈 버전을 보는 것 같은 구조다.
미국 애리조나 주 남부에 있는 거대 쌍안 망원경(Large Binocular Telescope, LBT)은 L/M-밴드 적외선 카메라(LMIRCam)와 LBTI라는 장비를 이용해서 HR8799를 관측했다. 8.4m 지름의 거대 망원경 두 개로 구성된 거대 쌍안 망원경은 강력한 분해능으로 별 주변을 공전하는 외계 행성 4개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천문학자들은 거대 쌍안 망원경을 이용해서 외계 행성을 연구하는 LEECH(LBT Exozodi Exoplanet Common Hunt)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거대한 망원경과 적응광학 기술 및 간섭계 같은 새로운 기술 덕분에 천문학자들은 더 작은 외계 행성의 모습도 포착할 수 있게 되었다.
연구팀에 의하면 지구-태양 거리의 10배(토성-태양 거리 정도)에 있는 외계 행성의 모습도 담을 수 있다고 한다. 앞으로 이를 통해 더 많은 외계 행성들의 모습이 정체를 드러낼 것으로 생각된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