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도 보도돼 화제가 된 종교적 '생명'인 '터번'을 벗어 소년을 구한 대학생의 최근 소식이 전해졌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뉴질랜드 현지언론은 대학생 하만 싱(22)이 오클랜드 아동 병원에 입원 중인 데존 파히아(5)을 문병했으며 감사의 뜻이 담긴 선물을 한아름 받았다고 보도했다.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모은 이 사건은 지난 15일 오전 하만의 집 앞에서 벌어졌다. 이날 길을 건너던 5살 소년 파히아가 달려온 자동차에 치이는 교통사고를 당한 것. 이 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친 파히아는 피가 철철 흐르는 중상을 입었으나 당황한 여성 운전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했다.
이때 나선 사람이 바로 하만이었다. 사고 굉음을 듣고 집 밖으로 나온 하만은 재빨리 머리에 두르고 있던 ‘터번’을 벗어 피가 흐르는 소년의 머리를 지혈했다. 터번은 시크교도나 이슬람교도 남성이 머리에 두르는 종교적 의상으로 웬만한 상황에서는 절대 벗지 않는다. 하만의 재빠른 응급 처치로 파히아는 무사히 위기를 넘기며 병원으로 후송됐다.
사고 후 나흘이 지난 19일. 하먼은 현재 건강을 회복 중인 파히아가 입원한 병원을 찾았다. 소년의 부모는 "아이를 도와주셔서 너무나 고맙다" 면서 꽃다발과 풍선 그리고 카드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재미있는 점은 정작 당사자인 파히아는 부끄러워 생명의 은인 앞에서 제대로 말도 못한 것.
하만은 "아이가 무사히 회복 중이라 너무나 기뻤다" 면서 "시크교도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 뿐인데 많은 칭찬을 받아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소식이 뉴스로 전해진 이후 내 페이스북에는 전세계에서 전해온 수천 건의 감사 메시지가 도착했다" 며 기뻐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