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가 붐비는 다중이용시설에서 낯 뜨거운 사고가 빚어졌다.
브라질 파라나주의 주도인 쿠리치바의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벌어진 사고다.
주말을 앞둔 8일 오후(현지시간) 고속버스터미널은 여행을 앞둔 인파로 가득했다. 버스 출발을 기다리는 여행객들은 터미널 곳곳에 설치된 TV를 보면서 무료함을 달래고 있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터미널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함께 버스를 기다리던 여행객들은 크게 당황한 듯 황급히 아이들의 눈을 가렸다.
사고의 진원지는 터미널 내에 설치돼 있는 TV였다.
평범한 콘텐츠를 송출하던 TV가 갑자기 민망한 포르노물을 내보내기 시작했다.
묘사하기도 민망한 19금 콘텐츠가 화면에 뜨면서 터미널은 순식간에 대형 성인영화관으로 변해버렸다.
누군가 TV 전원이라도 내렸어야 했지만 나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돌발상황을 기록으로 남기려 핸드폰을 꺼내는 사람들만 눈에 띄었다.
그 사이 성인 콘텐츠는 계속 화면에 흘렀다. 고속버스터미널 내 TV로 포르노가 방송된 시간은 장장 15분.
뒤늦게 알고 보니 사고는 해커의 소행이었다.
현지 언론은 "고속터미널 TV 콘텐츠를 내보내는 회사가 사이버 공격을 당했다"면서 "해커가 화면에 포르노를 띄웠다"고 보도했다.
쿠리치바 시 관계자는는 "사건을 사이버범죄 수사당국에 고발했다."면서 "IP주소를 확인하고 추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시 당국은 콘텐츠 회사엔 보안을 강화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다.
한편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엔 포르노를 내보내는 고속터미널 TV 사진와 영상으로 홍수를 이뤘다.
브라질 네티즌들은 "앞으론 18세 이상만 고속버스 타야겠다" "올림픽 때 이런 사고 빚어지면 국제 망신"이라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사진=페이스북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