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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된 스페인 오리잡기축제, 인간은 놀이, 오리는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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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가까이 계속된 오리잡기축제가 돌발사고로 막을 내릴 위기에 놓였다.

스페인 북부도시 로세스가 매년 바다에서 벌인 오리잡기축제에 대해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반대 의견이 우세하면 내년부터 오리잡기축제를 중단하기로 했다.

로세스에서 매년 개최되는 오리잡기축제는 바다에 놓아준 오리를 잡는 축제다.

오리 50마리를 바다에 풀어놓으면 주민들은 물에 뛰어들어 필사적으로 도망치는 오리를 잡아온다.


사람은 잡는 재미에 푹 빠지지만 오리들은 생사를 건 탈출작전을 벌여야 한다.

때문에 행사장엔 동물보호단체들이 몰려들어 반대시위를 벌이곤 한다. 최근 열린 올해 축제에선 오리구타사건이 발생했다.

축제현장을 카메라에 담고 있던 동물보호운동가를 축제에 참가한 주민이 폭행한 것. 무기(?)는 주민이 잡은 오리였다.

즐거운 축제분위기를 망친다고 화를 낸 주민은 두 발을 잡아 손에 들고 있던 오리로 운동가를 내리쳤다.

축제는 바로 싸움터로 변해 경찰이 출동해야 했다.

동물보호단체 관계자들은 "반려견으로도 이런 짓을 하겠냐"고 강력히 항의했지만 결국 축제장에서 쫓겨났다.

사건이 언론에 크게 보도되면서 논란이 일자 로세스의 시장 몬트세 민단은 주민투표로 축제를 계속할지 결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주민투표에서 반대 의견이 많아 폐지가 결정되면 1918년부터 매년 열린 축제는 97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당장이라도 축제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스페인의 동몰보호단체 '애니멀 레스큐 스페인'은 "쫓기는 오리가 받는 스트레스, 고통을 생각하면 축제가 아니라 고문"이라며 "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오리들이 내부 출혈을 일으키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단체 체인지닷컴은 오리잡기축제 반대 서명운동에 벌써 1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며 "반드시 야만적인 축제를 중단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우노산타페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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