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객관식 문제를 풀 때 정답을 알지 못해도 오답들을 제외할 수만 있다면 정답을 추론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추론을 동물도 할 수 있다는 것이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오스트리아 빈대학 연구진은 호기심이 많은 조류로 알려진 고핀 앵무새를 대상으로 추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고핀 앵무새(학명 Cacatua goffini)는 우리나라에서 흰이마유황앵무로 알려진 인도네시아 출신 앵무새로, 동물학계에서는 이미 인지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성향인 ‘네오필리아’가 매우 높다고 하는데, 포식자가 없거나 위험에 직면할 경우가 거의 없는 서식지 환경이 진화면에서 영향을 줘 그런 성향을 갖게 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들 앵무새가 추론 능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터치스크린이 쓰였다. 터치스크린은 이미 동물을 대상으로 한 여러 인지능력 검사에서 사용됐을 정도로 정확하게 통제된 환경에서 검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실험에서 앵무새들이 터치스크린에 나온 그림을 선택하면 보상을 했는데, 특정 그림을 선택할 경우엔 보상을 주지 않는 자극을 줬다. 그러자 실험이 진행될수록 앵무새가 보상을 주지 않는 그림을 선택하는 확률이 현저히 감소했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마크 오하라 박사과정 연구원은 “앵무새의 인지능력을 고려한 실험을 통해 대부분 앵무새가 명확하게 보상이 없는 그림을 제외하면서 정답을 골라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신호에 게재됐다.
사진=플로스원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