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미국판 '정글의 법칙'에 출연할 예정인 가운데 이에 반발하는 주장이 나오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기후 변화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NBC 방송의 서바이벌 쇼 '러닝 와일드 위드 베어 그릴스'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면서 연말 방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래스카 북극회의 참석 등을 위해 사흘 일정으로 31일(현지시간) 알래스카를 찾는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의 기후변화 어젠다를 알리기 위해 '생존 전문가'인 베어 그릴스가 진행하는 NBC방송 서바이벌 쇼를 녹화하기로 했다. 알래스카 북극회의는 오바마 대통령의 기후변화 어젠다를 뒷받침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개최한 국제회의다.
오바마 대통령은 '생존 전문가' 그릴스와 함께 알래스카 험지를 트레킹하며 생존기술을 전수받고 기후변화 양상을 관찰한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알래스카 방문은 이 곳이 '기후변화의 그라운드 제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환경위기가 심각해지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29일 주례 라디오연설에서 “알래스카의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어 수면상승으로 인한 해안선 침식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미 알래스카의 해안가 4개 마을이 다른 곳으로 이전했다”고 밝혔다. 어느 섬 마을은 수면상승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가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 금세기 말까지 알래스카의 기온이 6∼12도 상승할 것”이라며 “기후변화는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서바이벌 쇼 출연 외에도 빙하가 녹는 현장인 남쪽 수어드 지역으로 이동해, 세계 최대의 빙하로 꼽히는 키나이피오르국립공원의 엑시트 빙하에 올라가 약 1마일가량 등반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비난도 일고있다.
세계적 규모의 동물권익단체인 '동물 윤리적 처우를 지지하는 사람들'(PETA)은 성명을 통해 혐오스럽고 성차별적인 쇼에 대통령이 출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한 "여성 출연자들에게 새끼돼지의 목을 가르게 하거나 오줌에 절인 쥐를 먹게하는 이 쇼는 미국 대통령이 나가서는 안될 곳"이라며 "기후변화에 대한 메시지를 호소하는데 혐오스러운 쇼에 출연하는 것 외에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나우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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