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 아들을 가축처럼 우리에서 지내게 한 남자가 철장 신세를 지게 됐다.
아르헨티나 마르델플라타 경찰은 가족을 학대한 혐의로 66살 남자를 체포했다고 현지 언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남자는 정신장애와 우울증을 갖고 있는 부인과 아들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집 뒤편 공터에 우리를 만들었다.
낮게 벽돌을 쌓고 쇠창살을 설치한 곳에 부인과 아들을 가두고 족쇄를 채웠다.
두 사람이 하루종일 개처럼 묶여지내다 보니 우리는 웬만한 축사보다 지저분했다.
흙바닥에 깔려 있는 매트리스엔 잔뜩 습기가 배어있었고, 주변엔 오물이 널려있어 경찰이 접근하기 힘들 정도였다.
경찰 관계자는 "도저히 사람이 사는 곳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환경이 열악했다."면서 "특히 위생이 엉망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남자는 최소한 6년간 부인과 아들을 우리에 가뒀다.
조사 결과 남자는 평소 권위주의적이고 주변과 마찰이 심했다. 현지 언론은 "남자와 싸우지 않은 이웃이 없을 정도로 남자의 대인관계에 문제가 많았다."고 보도했다.
끔찍한 가족 학대가 드러난 것도 갈등 때문이었다.
남자는 부인과 아들 넷을 뒀다. 결혼해 분가한 3명 아들은 아버지가 어머니와 형제를 학대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차마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다.
그랬던 아들들은 최근 아버지가 손자들과도 갈등을 벌이자 결단을 내리고 사건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집을 찾은 손자들을 남자가 협박하면서 아들들의 원한을 산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자는 부인과 아들을 보호한 것이라며 학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남자가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지만 변호사를 통해 정신장애가 있는 부인과 우울증을 앓고 있는 아들을 보호한 것뿐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구조된 부인과 아들은 각각 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인포바에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