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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공격 비판’ 22년 전 노래…독일 ‘음원차트 재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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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 애어츠테 멤버들의 모습
출처=위키피디아


메르켈 총리의 적극적인 수용정책에도 불구하고 독일 내에서 극우주의자들에 의한 이민자 캠프 방화 범죄가 일어나 충격을 안겨준 가운데, 독일 국민들이 이를 성토할 목적으로 극우주의자 반대 메시지를 담은 22년 전 록 음악을 다시 음원 차트 최상위에 진입시키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영국 가디언지는 9일(현지시간) 독일 펑크 밴드 ‘디 애어츠테’(Die Ärzte)가 1993년 발표한 곡 ‘슈라이 나흐 리베’(Schrei nach Liebe, 사랑을 울부짖어 갈구하다)가 현재 독일 음원 다운로드 및 스트리밍 순위 최상위에 진입해 있으며 곧 1위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곡은 지난 90년대 초 이민자들에 대한 독일 신나치주의자들의 폭력범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던 시기에 맞춰, 이들의 잔혹한 행동을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곡이다.

곡의 제목인 ‘사랑을 울부짖어 갈구하다’는 당시 젊은 신나치주의자들이 사실상 관심과 사랑에 매우 목말라 있는 자들이며 이러한 결핍감을 외부인들에 대한 부당한 폭력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을 꼬집는 것이다.

이 곡에서 디 애어츠테는 ‘당신들의 폭력은 사랑에 대한 조용한 울부짖음일 뿐이지. 오오, 멍청한 자들이여’라고 노래하며 신나치주의자들을 조롱, 비판하고 있다.

발매 된지 무려 22년이나 지난 낡은 록음악을 다시 수면 위로 부상시킨 움직임을 시작한 것은 독일 오스나브뤼크 지역에 살고 있는 46세의 음악 교사 게르하르트 토게스다. 그는 이 운동을 펼친 것이 “이민자 차별에 맞서기 위한 나름의 방법”이었다고 밝혔다.

그렇게 캠페인이 시작된 지 불과 일주일여 만에 이번 곡은 올해 단일음원 최다 판매기록을 경신한 상태다. 소식을 접한 디 애어츠테 또한 음원 판매에 따른 수익 전액을 독일의 난민 구호 인권단체 ‘프로 아쥘’(Pro-Asyl)측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다른 반(反)나치 곡을 사용할 수도 있었을 텐데 우리 곡을 선택해준 만큼 기쁘게 지원 하겠다”며 “나치주의자(극우주의자) 여러분들은 (우리 곡이) 즐겁지 않은 여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당신은 누군가 안아주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 그래서 나치가 된 거야’라고 말하는 이 노래가 독일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독일은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지에서 몰려드는 대규모 이민자 행렬로 혼란을 겪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총 80만 명의 이민자들을 수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경찰에 따르면 올해에만 총 250번에 걸쳐 이민자 구호소에 대한 공격이 벌어졌으며 지난달에는 드레스덴 지역에서 새 이민자 캠프 설립에 반대하는 신나치주의자들의 과격시위가 발생, 30여명의 경관이 부상당하기도 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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