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볼셰비키 혁명'을 이끈 혁명가이자 소련 최초의 국가원수가 있다. 바로 마르크스주의를 발전시킨 사상가 블라디미르 레닌(1870-1924)이다.
과거 동독 베를린 지역에 우뚝 서있다가 해체돼 땅 속에 묻힌 거대한 레닌 동상이 발굴됐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 현지언론은 과거 동독 쪽 베를린 인근의 한 숲에 매장된 채 버려진 레닌 동상이 발굴됐다고 보도했다.
몸통은 없고 머리만 남은 채 햇빛을 보게 된 이 레닌 동상은 길이 1.7m, 무게 3.5t의 거대한 크기로 화강암으로 제작됐다. 이번 발굴이 의미있는 것은 레닌 동상이 땅 속에 묻히게 된 역사적 배경 때문이다. 잘 알려진대로 레닌은 사회주의의 상징이다. 무려 19m 크기의 이 레닌 동상은 지난 1970년 동독 쪽 베를린 프리드리히스하인의 옛 레닌 광장에 세워졌다.
그러나 지난 1990년 대 초 소련 해체와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 붕괴 그리고 독일 통일이라는 역사의 흐름 아래 한때 도도하게 서있던 레닌 동상은 실패의 상징이 됐다. 결국 이 동상은 1991년 100여개의 조각으로 갈갈이 해체돼 지역 숲 이곳저곳에 버려지는 신세가 됐다.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과 더불어 레닌 역시 함께 몰락한 것이다.
이렇게 버려진 레닌 동상은 사람들의 기억 저편으로 사라졌으나 최근들어 다시 뉴스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현지 슈판다우 시가 땅 속에 묻힌 레닌 동상의 머리를 발굴해 박물관에 전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에 레닌의 머리를 전시할 의미가 있느냐는 논쟁부터 발굴 비용까지 다양한 논란이 일었으나 결국 역사적 가치에 무게가 실렸다.
이번 발굴을 추진한 슈판다우 지역의원인 게르하르트 한케(59)는 "레닌의 복귀를 환영한다" 면서 "왼쪽 귀가 없는 등 일부 손상된 상태이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전시해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것" 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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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