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BBC가 중국에서 사라져 가는 ‘전족 여인’들의 일상을 소개하는 다큐멘터리 예고편을 공개했다.
전족은 과거 중국 여성들의 ‘미의 상징’이자 남성들의 성적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중요한 조건이었다.
송나라 시기인 10세기에 처음 탄생한 이 전통은 1900년대 초중반까지 이어졌는데, 당시 여성들은 가능한 작은 발을 만들기 위해 5세 정도부터 헝겊으로 발을 단단하게 동여맸다.여기에 구부린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신은 뒤 5년 동안 사이즈를 늘리지 않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길이 10㎝ 안팎 정도밖에 발이 자라지 않는다.
후대에 들어서 ‘악습’으로 불릴 만큼 고통스러웠던 이 전통은 단순히 발의 변화만 가지고 오는 것이 아니었다. 발은 뼈가 부러지거나 근육이 수축되면서 흉측하게 변했고, 통증과 외형 때문에 제대로 걷지 못하는 자세가 이어지면서 등도 기형적으로 변해갔다.
1902년 전족의 악습이 법적으로 금지되면서 점차 여성들의 발도 해방을 맞았지만, 현재까지 고통스러운 전통을 고스란히 가진 채 살아가는 할머니들이 소수 남아있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여성은 올해 84세인 왕후이위안 할머니다. 윈난성에 사는 그녀는 1930년대에 전족을 가지게 됐다. 법으로 금지된 지 한참 지난 후였지만 여전히 당시 사회는 작은 발을 ‘아름다운 발’이라고 여겼다.
왕 할머니는 “꽉 묶은 발은 당시에도 매우 유행했고 모두가 그렇게 했다. 그렇지 않으면 웃음거리가 됐다. 큰 발을 가진 여성들을 손가락질하며 ‘저 발 좀 봐’라고 말했다”라면서 “나 역시 처음에는 발을 묶지 않았는데, 이런 놀림을 받은 뒤 결국 전족 풍습을 따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5살인가 6살 때부터 발을 묶기 시작했고 어머니가 이를 도와주셨다. 처음에는 너무 아파서 안하겠다고 소리도 치기도 했고 매일 밤마다 악몽을 꾸기도 했다”면서 “그 과정은 매우 괴로웠다. 많은 엄마들은 딸의 발 뼈를 반으로 부러뜨려서라도 딸들의 발을 전족으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전족은 중국 여성의 상징성을 가지는 동시에 결혼을 위한 ‘사회적 도구’로 여겨졌다. 더 작은 발을 가질수록 더 매력적인 여성으로 평가됐기에 여성들은 고통과 장애, 그리고 불법행위에 따른 처벌을 감수하고서라도 전족을 행해야 했다.
왕 할머니는 “정부에서 사람들이 나와 전족 풍습을 여전히 따르고 있는지 감시했다. 만약에 그것이 걸리면 벌금을 내야 했고 나는 그것이 두려워 숨어 다녔다”고 말했다.
이제는 사라져가는 전족의 전통을 담은 이 다큐멘터리는 현지시간으로 10일 저녁 9시 BBC2 채널에서 방송될 예정이다.
사진=게티이미지/멀티비츠 이미지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