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을에 악행을 일삼는 어린이가 나타나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아르헨티나 라리오하주의 차페스에선 10일(이하 현지시간) 구청에 불이 났다. 서류상자를 쌓아둔 곳에서 불이 나 출생기록부 등 각종 서류가 재가 됐다.
큰 피해를 입은 구청은 11일에도 문을 열지 못했다.
처음에는 전기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추정됐지만 CCTV를 확인하던 경찰은 깜짝 놀랐다. CCTV엔 구청에 숨어든 어린 소년이 불을 지르고 빠져나가는 모습이 잡혀있었다.
방화범을 찾아나선 경찰은 금새 용의자를 검거(?)했다. 방화범은 8살 소년이었다.
경찰이 쉽게 용의자를 찾아낸 건 소년이 워낙 악명 높은 악동이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CCTV에 얼굴이 선명하진 않았지만 작은 체구를 보자 바로 누군지 감을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문제의 소년은 올해 만 8살이지만 이미 술과 담배를 즐긴다.
지난 7월에는 과음으로 병원에 실려가 입원치료를 받았다.
소년은 술에 취하면 시비를 걸기 일쑤다. 이유도 없이 지나가는 사람에게 돌을 던지고, 칼을 꺼내 위협하기도 한다.
차페스의 경찰서장 루이스 로메로는 "어린 나이지만 평소 칼을 갖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 이번에 소년을 검거할 때도 경찰관을 6명이나 보내야 했다."고 말했다.
악행이 점점 심각해지면서 인구 1만1000명의 차페스에선 이제 소년을 모르는 사람을 찾기 힘들어졌다.
메르세데스라고 이름만 공개된 소년의 할머니는 "손자가 갈수록 잘못된 길에 빠져들고 있다."면서 "부모도 어쩌지 못해 걱정만하고 있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손자가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어 앞으로 무슨 일을 또 저지를지 모르겠다."면서 당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한편 경찰은 소년을 부모에게 인계했다. 경찰은 소년에게 심리치료를 받도록 할 예정이다.
사진=클라린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