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된 자동차 안에 갓난아기가 갇혀 있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차 문까지 부수고 아기를 구출했다가 ‘봉변 아닌 봉변’을 당한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지난달 30일자 보도에 따르면 영국 웨스트미들랜드의 한 경찰서로 신고전화가 접수된 날은 지난달 14일. 길을 지나던 행인이 “승용차 앞좌석에 담요에 쌓인 갓난아기가 있다. 차는 밀폐돼 있는 상태”라며 경찰서로 다급한 전화를 걸었다.
경찰이 급히 출동해 살핀 결과, 실제 차량 앞좌석에는 빨간색 담요로 둘둘 쌓인 아이가 있었고, 아이는 얼굴이 모두 가려진 채 머리 부분만 약간 노출된 상황이었다.
경찰은 차 주인을 수색했지만 찾지 못했고, 아기를 구출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해 차량의 창문을 부수고 아기를 차 밖으로 꺼냈다. 아기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서둘러 담요를 열었을 때, 경찰은 놀란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담요에 쌓인 것은 아기가 아니라, 실제 아기의 몸집과 외형과 놀라울 정도로 닮은 인형이었다.
차 주인인 자니 델리시아(20)는 동생 자니 레트레이(10)와 함께 볼일을 보고 차량으로 돌아왔다가 황당한 모습을 보게 됐다. 차량 옆 유리가 완전히 산산조각 나 있었던 것. 뿐만 아니라 부서진 유리조각이 차량 내부에 어지럽게 쏟아져 있어 대대적인 수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델리시아는 “경찰의 전화를 받고 나왔을 때, 차가 완전히 부서진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그 인형은 생후 수 개월 된 아기와 매우 비슷한 크기여서 경찰들이 충분히 오해할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갓난아기를 꼭 닮은 그 인형은 나와 함께 차를 타고 왔던 자니 레트레이(10)의 것이다. 가족들이 ‘한정판 에디션’을 동생에게 선물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형을 아기로 착각하고 ‘무고한’ 시민의 차량을 부순 현지 경찰은 차 주인에게 사과했으며, 차량 수리비 명목으로 90파운드(약 17만원)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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