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법적으로 아버지-아들 관계가 된 두 남성이 뒤늦게 “결혼을 인정해달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CNN 등 미국 현지 언론의 최근보도에 따르면 전직 교사인 니노 에스포지토(78)는 2012년 정식 입양 절차를 거쳐 전직 과학 전문작가인 로날드 보세(68)라는 이름의 남성을 입양하면서 한 가족이 됐다.
사실 두 사람은 동성애자로서 40년간 연인관계였는데, 법적으로 한 가족이 되기 위해서는 ‘입양’이라는 절차만이 유일하다고 판단해 결국 의붓아버지-아들의 관계가 됐다.
그러던 중 지난 해 미국에서 동성간 결혼이 합법이 되면서 정식으로 부부가 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판단했고, 결국 현지 법원을 찾아 입양 취소 및 결혼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들이 부부가 되는 길은 쉽지 않았다. 현지 법원은 법적으로 3년간이나 아버지-아들 관계를 유지해 온 이들을 ‘갑작스럽게’ 부부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애초 입양을 취소하는 ‘파양’ 신청 및 이를 인정하는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는 법적 특성도 한 몫을 했다.
앨리게니 카운티 법원 측은 “이번 건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면서 “하지만 원칙적으로 두 사람은 결혼할 수 없다. 법적으로 완벽한 아버지와 아들 관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항소 의지를 밝힌 두 사람은 “3년전 입양절차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우리는 지난 43년간 가족이자 연인으로 지내왔으며, 정식 가족이 되기 위해 선택했던 입양일 뿐이었다”며 “입양이 결국 우리 두 사람의 장애물이 되고 말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입양 문제의 해결 여부와 상관없이 우리는 곧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면서 “입양을 취소하고 법적 결혼 허가를 위한 소송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