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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피플+] 쓰러진 옆 선수 대신해 완주한 마라토너

작성 2015.11.09 14:38 ㅣ 수정 2015.11.09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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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은 경기 도중 쓰러진 보크스, 오른쪽은 보크스의 레이스 번호표를 달고 대신 뛰어준 마라토너
사진 왼쪽은 경기 도중 쓰러진 보크스, 오른쪽은 보크스의 레이스 번호표를 달고 대신 뛰어준 마라토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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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은 경기 도중 쓰러진 보크스, 오른쪽은 보크스의 레이스 번호표를 달고 대신 뛰어준 마라토너


마라톤 경기 도중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간 이후, 자신이 결승선을 통과했다는 소식을 받은 한 마라토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화제의 주인공은 영국 웨일스 남부 카디프에 사는 피터 보크스(34). 그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 미국에서 열린 뉴욕시티마라톤에 참가했지만 출발선에서 37㎞ 떨어진 지점에서 결국 컨디션의 한계에 부딪혀 결국 병원으로 후송됐다.

병원에서 퇴원한 다음날 그는 놀라운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한 것을 축하한다는 내용이었다.

이후 그는 한 남성이 모자를 쓰고 자신의 참가번호를 붙인 채 결승선을 지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발견했다. 사진 속 남성은 자신과는 일면식도 없는 또 다른 참가자였다.

보크스와 형 리차드는 지난 해 위암으로 사망한 아버지 데이비드를 기리기 위해 영국에서 뉴욕으로 건너와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다. 뉴욕마라톤대회는 두 사람의 아버지가 30년 전 참가해 완주한 경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결승선을 조금 남겨둔 시점에서 동생이 쓰러졌다는 소식을 접한 형 리차드는 자신 역시 경기를 모두 포기한 채 동생이 있는 병원으로 함께 이동했다.

보크스는 “형과 나는 완주를 결심하고 열심히 훈련했다. 초반 레이스는 완벽했지만 나는 벽에 부딪히면서 쓰러졌고 결국 완주를 할 수 없게 됐다는걸 알게 됐다. 형은 쓰러진 나를 따라 병원까지 왔고, 우리 두 사람 모두 완주의 꿈을 접어야 하는 줄 알았다”고 전했다.


병원 치료가 끝난 뒤 호텔로 돌아온 보크스는 형과 함께 이루고자 했던 아버지의 ‘기념 경기’를 완주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우울해하던 중 누군가가 자신의 번호를 달고 결승선을 통과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사진 속에서 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크스는 “6시간 뒤 ‘내’가 완주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당시 사진 속에는 한 남성이 내 레이스 번호표를 목에 건 채 뛰고 있었다”면서 “가슴이 따뜻해졌다. 내 번호표를 달고 결승선을 통과한 남성을 찾고 싶지만 당시 마라톤 경기에 참가한 사람은 5만 명이 넘어 찾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나와 형은 메달을 받지 못한 채 영국으로 돌아왔는데, 집에 돌아오자 어머니가 우리에게 메달 2개를 건네주셨다. 바로 아버지가 생전 마라톤대회에 참가해 받은 아버지의 메달이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보크스 형제의 사연은 영국 현지 매체에 소개됐으며, 보크스는 자신을 대신해 완주의 꿈을 이뤄준 남성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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