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보다

[우주를 보다] 두 개의 초대형 블랙홀이 충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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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개로 합쳐지는 두 개의 블랙홀의 개념도.
Credit: NASA / CXC / A. Hobart


우주에서 천체끼리의 충돌은 흔하게 발생하는 일이다. 행성에 운석이나 소행성이 충돌하는 일은 매우 흔하다. 은하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사실 현재의 대형 은하들은 작은 은하들의 충돌과 합체를 통해서 커졌다고 보고 있다. 우리 은하는 수십 억 년 후에는 안드로메다은하와 충돌해 밤하늘에 장관을 연출할 것이다.


하지만 우주의 충돌 가운데 가장 격렬한 충돌은 바로 블랙홀끼리의 충돌이다. 두 블랙홀의 충돌은 엄청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거대한 사건이지만, 특히 충돌 당사자가 거대 질량 블랙홀이라면, 충돌 시 내놓는 에너지는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데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을까? 대답은 ‘그렇다’이다.

보통 은하 중심에는 태양 질량의 수백만 배 이상의 거대 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 은하가 충돌할 때 사실 대부분 별은 멀리 떨어져 있어 서로 충돌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문제는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이 근접하는 경우다. 은하에서 가장 큰 질량을 가진 천체끼리는 결국 강한 중력 때문에 서로 가까워져 충돌하는 운명에 놓이게 된다.

천문학자들은 지구에서 35억 광년 떨어진 위치에서 퀘이사 PKS 1302-102를 발견했다. 이 퀘이사를 연구한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매튜 그라함(Matthew Graham)에 의하면 이 퀘이사의 정체는 사실 두 개의 거대 질량 블랙홀이며 이제 충돌의 마지막 과정에 들어선 상태다.

과학자들은 퀘이사의 정체가 은하 중심의 거대 블랙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이 퀘이사 가운데서 주기적으로 밝기가 변하는 것이 있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사실은 거대 블랙홀이 하나 대신 두 개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서로의 주위를 공전하면서 블랙홀이 방출하는 강력한 물질의 흐름인 제트(jet)의 방향이 바뀌면 공전 주기에 따라 밝기가 변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연구팀은 이 블랙홀이 1억 년 이내로 하나로 합쳐지면서 아인슈타인이 예언한 중력파를 포함해서 강력한 에너지를 방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왜냐하면, 지난 20년간의 관측 결과를 종합한 결과 5년 주기로 밝기가 변했기 때문이다. 짧은 공전주기는 두 블랙홀이 거대한 질량에 비해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 공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빛이 지구까지 오는 거리를 생각할 때 이 두 블랙홀은 이미 하나로 합쳐졌을 것이다. 두 개의 블랙홀이 합쳐지면 남는 것은 더 거대한 질량을 지닌 블랙홀이다.

블랙홀끼리의 충돌과 합체는 은하 중심부에 왜 그렇게 거대한 블랙홀이 존재하는지 설명해준다. 주변에서 물질을 흡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블랙홀 간의 합체를 거듭할수록 더 거대한 블랙홀이 되기 때문이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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