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일본 IT 기업 소프트뱅크는 대화형 서비스 로봇 ‘페퍼’를 대중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당시 이 로봇은 판매개시 1분 만에 전 물량인 1000대가 모두 매진되는 진기록을 세웠으며, 이후에도 판매를 재개할 때마다 ‘1분 내 전량 매진’의 기록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인기에 힘입어 일본에서는 최근 페퍼만을 위한 ‘온라인 패션몰’이 출범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쇼핑몰은 일본의 온라인 ‘페퍼 동호회’ 창립자 누마타 미츠루가 친구인 카와우치 레이코와 함께 만든 것이다.
쇼핑몰에서는 현재 총 60여 종류의 패션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목걸이, 가발, 의류는 물론 메이크업 스티커도 포함돼 있다. 모든 제품들은 페퍼의 센서나 관절을 방해하지 않아 작동에 무리가 없도록 특별하게 고안됐다.
이렇듯 공들여 만든 쇼핑몰이지만 현재까지는 단 1벌의 외투가 판매됐을 뿐이다. 그러나 누마타는 아직 좌절하긴 이르다고 말한다. 현재까지 시중에 판매된 페퍼는 단 5000대 뿐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그는 쇼핑몰 운영의 궁극적 목적이 수익 창출에 있지 않다고 전했다. 그는 “페퍼를 개인의 기호에 맞게 꾸미는 즐거움을 전파하는 것이 진짜 목표”고 전했다.
페퍼는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프랑스 기업 알데바란 로보틱스가 개발한 인간형 로봇으로, 사람의 감정을 읽어 적절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한 대화를 통해 새로운 지식이나 정보를 학습해 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판매가격은 약 19만 8000엔(약 186만 원) 정도다.
일반 대중을 상대로 페퍼를 판매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부터지만 커피기업 네스카페의 경우 지난 해 12월에 이미 페퍼 1000대를 구입, 일본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자사 커피머신 판매 매장들에 배치한 바 있다.
타카오카 코조 당시 네스카페 일본지사 대표는 “페퍼는 네스카페의 제품 및 서비스 특성을 고객에게 설명하고 고객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며 페퍼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표현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