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에게 웃음을 안겨주길 원하나 ‘능력’이 되지 않아 흔한 말로 ‘노잼’ 이라는 비난을 듣는 사람이라면 다음의 연구결과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겠다.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스트래스클라이드대학교 연구진은 누군가를 웃기고 싶은데 매번 실패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가까운 친구를 ‘의심’해 봐야 한다는 내용의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11~13세 남녀 청소년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이들에게 자신과 가장 가까운 친구는 누구인지, 또 각자의 유머감각은 어떠한지 등을 나타내는 질문지에 답하게 했다.
그 결과 유머의 코드는 타인을 놀리는 내용을 담은 '공격적인 유머', 스스로를 낮춰 타인에게 웃음을 주는 '자학 유머', 본인을 과장되게 높게 평가해 유머감각을 뽐내는 '과장 유머'등으로 분류됐다.
이중 공격적인 유머는 초반에 매우 인기가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관심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이 지난 뒤 다시 실험참가자들의 유머감각과 관련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처음에는 서로를 ‘베스트 프렌드’라고 지칭한 친구 사이에서 ‘유머 코드’의 공통점은 찾을 수 없었지만 6개월이 지난 뒤 두 사람의 유머 코드가 유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친한 친구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공격적인 유머를 좋아할 경우, 또 다른 한 친구도 전과 달리 공격적인 유머에 관심을 가지고 즐겨한다는 것이다. 즉 A라는 사람이 즐겨하는(또는 좋아하는) 유머가 타인의 웃음을 유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A의 친한 친구가 재미없는 유머코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염’된 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사이먼 헌터 박사는 “애초부터 ‘유유상종’이기보다는 시간이 흐를수록 친구 한 쪽의 특정한 유머 코드를 따라가는 경향이 짙었다”면서 “이러한 유머 스타일이 관계를 강화시키는데 도움을 주며, 6개월 후에도 여전히 베스트 프렌드로 남아있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한편 자세한 연구결과는 사춘기, 청소년 관련 국제학술지인 ‘청소년 저널’(The Journal of Adolescence)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